이들 중국 e커머스는 11번가(740만명), G마켓(548만명), 위메프(411만명), 티몬(380만명) 등의 국내 오픈마켓 MAU를 모두 앞섰다. 쿠팡이 약 3086만명으로 압도적 1등이긴 하지만, 쿠팡은 이들 e커머스와 사업구조가 다르다. 오픈마켓 비중은 10% 미만이며, 대부분의 매출을 직매입을 통해 거두고 있다. 직매입은 상품을 직접 구매한 뒤 창고에 쌓아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판매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쿠팡 이외에 컬리, SSG닷컴 정도만 직매입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직매입을 하지 않는 중국 e커머스 입장에선 사실상 한국 경쟁자를 모두 제친 것이다.
업계에선 쿠팡 조차 안심할 수 없다고 본다. 중국 e커머스 그간 성장률이 가팔랐던 데다, ‘물량공세’가 대대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은 테무가 작년 한 해 마케팅에 쏟아 부은 돈이 17억달러(약 2조29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이 금액이 30억달러(4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실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구글 검색 등에는 테무 광고가 ‘도배’ 수준으로 노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구글 검색을 통하면 테무 상품이 맨 먼저 나온다. 최근에는 한 공중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 간접광고(PPL) 형태로 테무 앱이 노출됐다. 테무는 이 예능 프로그램 이미지를 내세워 ‘봄맞이 최대 90% 할인’ 이벤트를 벌이는 중이다. 네이버에도 검색 광고와 배너 광고를 넣기 위해 대행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테무 운영사인 핀둬둬는 최근 국내에 ‘웨일코 코리아 유한회사’란 법인도 설립했다.
테무가 중국 초저가 직구 상품 위주라면, 알리는 한국 상품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작년 10월 ‘K베뉴’란 이름의 한국 전용 상품관을 열어 삼성전자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등 한국의 주요 대기업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상품군을 더 늘리기 위해 전문 바이어를 대거 채용 중이며 홍보와 대관 전문가도 뽑고 있다. 직원수가 급격히 늘어나 사무실을 서울 강남의 대형 오피스 빌딩 파르나스타워로 이전할 예정이다.
알리는 K베뉴 입점사 판매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현재 일절 안 받고 있다. 오픈마켓은 매출이 곧 판매 수수료인데, 이렇게 되면 알리의 관련 매출은 일절 나오지 않고 비용만 발생한다.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돈으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사고 있다’는 말까지 업계에선 나온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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