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기업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는 각각 약 887만 명과 829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 알리는 8% 늘었고, 테무는 42% 급증했다. 특히 테무는 작년 7월 국내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8개월 만에 MAU 800만 명을 넘기며 알리에도 바짝 따라붙었다. 한 달 만에 이용자 수를 248만 명이나 늘렸다.
이들 중국 e커머스는 11번가(740만 명), G마켓(548만 명), 위메프(411만 명), 티몬(380만 명) 등의 국내 오픈마켓 MAU를 모두 앞섰다. 쿠팡이 약 3086만 명으로 압도적 1등이긴 하지만, 쿠팡의 오픈마켓 비중은 10% 미만이다. 대부분의 매출이 직매입 제품 판매를 통해 나온다. 직매입은 상품을 직접 사들여 창고에 쌓아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판매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선 쿠팡 외에 컬리, SSG닷컴 정도만 직매입 사업을 한다. 직매입을 하지 않는 중국 e커머스로선 사실상 한국 오픈마켓 경쟁자를 모두 제친 것이다.
업계에선 쿠팡조차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중국 e커머스 성장률이 가팔랐던 데다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물량공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인스타그램 등 SNS와 유튜브, 구글 검색 등에는 테무 광고가 ‘도배’ 수준으로 노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구글로 상품을 검색하면 테무가 가장 먼저 나온다. 테무는 최근 네이버에도 검색 및 배너 광고를 넣기 위해 대행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무 운영사인 핀둬둬는 국내에 ‘웨일코 코리아 유한회사’란 법인도 설립했다.
테무가 중국 초저가 직구 상품 위주라면, 알리는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작년 10월 ‘K베뉴’란 이름의 한국 전용 상품관을 열어 삼성전자,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등 한국의 주요 대기업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상품군을 더 늘리기 위해 전문 바이어를 대거 채용 중이며 홍보와 대관 전문가도 뽑고 있다. 직원 수가 급격히 증가하자 사무실을 서울 강남의 대형 오피스 빌딩 파르나스타워로 이전하기로 했다.
알리는 K베뉴 입점사 판매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오픈마켓은 매출이 곧 판매 수수료인데, 이렇게 되면 알리의 관련 매출은 일절 나오지 않고 비용만 발생한다. 알리가 ‘돈으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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