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협상 결렬을 암시하는 글을 게시했다. 겨우 대화의 물꼬를 튼 의정(醫政)갈등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4일 오후 6시 반께 본인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윤 대통령과의 면담 종료 후 약 한시간 반이 지난 시점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위 문장 외의 다른 글은 남기지 않았다. 의료계는 해당 글을 윤 대통령과의 협상이 파행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한 부산지역 전공의는 "예상대로 일방적 통보와 윽박지르기였냐?"는 답글을 남겼다. 또한 일부 전공의들은 해당 글에 "어떤 말이 오고갔는 지 알리고 소통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대통령실의 발표와는 상반된 반응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박 비대위원장과 140분간 면담을 마치고 "윤 대통령은 박 비대위원장으로부터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했다"며 "의사증원에 전공의 입장 충분히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2000명 증원' 조정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한달 반 동안 지속돼온 의정간의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의 발표로 이날 면담도 결국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전공의 복귀도 다시 요원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면담 직전에 대전협 내부 공지를 통해 "2월 20일 성명서 및 요구안의 기조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며 "요구안 수용이 불가하다면 저희 쪽에선 '대화에는 응했지만 여전히 접점은 찾을 수 없었다' 정도로 대응한 뒤 원래 하던 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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