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1분기 '깜짝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소재·장비·부품 업체들의 주가가 비틀거렸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투자심리가 약해지며 국내 소부장 주까지 영향을 미쳤다.
5일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 레이저 공정 장비업체인 이오테크닉스는 5.21% 하락한 24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는 전날 삼성전자 호실적 기대감으로 20.1% 급등했지만 차익 실현 물량과 코스닥지수 약세가 겹치면서 하락 전환했다.
또다른 코스닥시장 반도체주도 이날 다수 약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티에스이와 인텍플러스는 이날 각각 7.1%, 3.8%씩 하락했고, 팹리스업체인 가온칩스, 어보브반도체도 각각 5.68%, 6.02%씩 주가가 빠졌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하나마이크론도 이날 3%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증권가 예상를 웃돈 1분기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일 밤 미국 반도체 지수 하락에 영향을 받아 코스닥 반도체주도 비틀거렸다. 전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정체되면 연내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발언하며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전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01%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코스닥시장에서 109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외국인이 이날 하루 232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 종목이었다. 기관도 코스닥시장에서 609억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확인되면서 1분기 내내 이어지던 반도체주 랠리가 당분간 멈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계기로 1분기 실적 기대심리는 정점을 통과했다"며 "서프라이즈를 확인한 만큼 추가적인 모멘텀이 없다면 숨고르기가 예상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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