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시달리는 바이오 기업들이 줄줄이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고 있다. 위축된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데다 이렇다 할 연구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이 늘고 있다.
엔케이맥스는 회계법인으로부터 2023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5일 공시했다. 사유는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이다. 재무제표는 회사가 기업으로서 존속한다는 가정 하에 작성되는데, 회사의 부채 및 영업손실에 비춰봤을 때 존속능력에 의문이 생길 경우 회계법인은 감사의견 ‘거절’을 적는다.
엔케이맥스뿐 아니다. 같은날 카나리아바이오도 의견거절받은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2023년 12월31일 종료되는 보고기간 (카나리아바이오의) 영업손실은 86억2700만원이며 당기순손실은 1637억2300만원”이라며 “총부채가 총자산을 635억5900만원 초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전자본 잠식 상태인 카나라이바이오는 지난달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 3월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바이오 기업들의 공시가 연달아 올라왔다. 셀리버리와 뉴지랩파마는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경영진 갈등을 겪고 있는 제넨바이오는 지난해 ‘한정’에 이어 올해 의견거절을 받았다.
상장기업은 회계법인 등으로부터 감사 거절 또는 한정 의견을 받으면 관리종목에 편입되거나 상장폐지될 수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실적을 회복해야 하지만 업계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임상 데이터 등에서 성과를 보여주거나, 아니면 매출이 나올 수 있는 모멘텀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고, 외부에서 투자받기도 쉽지 않아 단기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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