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 부산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찾아 병동 신축을 위한 7000억원의 예산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비수도권 지역의 필수 의료를 강화하는 게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대병원 1층 권역외상센터 응급실을 둘러보고, 6층 시뮬레이션센터 시설을 살펴봤다. 이어 의료진과 간담회를 하고 정부에 대한 건의사항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한 이후 매주 병원을 찾아 의료현장 상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 지역 의료기관 방문은 네 번째이고, 지역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흉기에 피습당한 뒤 1차 응급 조치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후 응급 의료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정치권에서는 특혜 논란이 있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 간담회에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훌륭한 실력을 갖췄으나, 여전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서비스 접근권에 대한 차이가 크다"며 "특히 비수도권 지역의 필수 의료가 많이 취약해져 있어 근본적인 의료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증원에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의료개혁 핵심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서비스 접근권 격차 및 필수의료 분야와 그 외 분야의 보상차이 등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평소 "부산대병원 등 지역 최고 병원을 외면하고 무작정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는 현상 때문에 지역의료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윤 대통령은 건보 재정 외 정부의 재정도 의료개혁을 위해 투입하겠다는 뜻을 다시 밝히면서, 의료계도 어느 분야에 재정이 필요한지 같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부산대병원장은 공간 부족 문제를 호소하면서 병동 신축을 위해 700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서울과 부산을 양 축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하려면 부산의 의료 인프라가 튼튼해야 한다"며 "병동 신축 비용 전액을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동행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게 오늘 건의사항을 즉각 개선하고,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내년 예산부터 바로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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