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주의 해피eye] 밤에 핸드폰 보면 눈 건강 해쳐

입력 2024-04-07 18:05   수정 2024-04-08 00:16

많은 현대인이 불을 꺼놓고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들여다보다가 잠이 든다. 고백하자면 필자도 그렇다. 침대에 누워서 다양한 동영상이나 뉴스를 보다가 잠이 드는 날이 많다. 하지만 이는 여러 측면에서 눈 건강에 안 좋은 습관이니 주의해야 한다.

만일 녹내장이 있다면, 녹내장 중에서도 폐쇄각 녹내장을 앓고 있다면 어두운 곳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 어두운 곳에서는 우리 눈의 동공(카메라의 조리개에 해당)이 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커지는데, 이런 상황은 폐쇄각 녹내장 환자 눈의 안압이 상승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어두운 곳에서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것은 더욱 좋지 않은 행동이다. 고개를 오랫동안 숙이고 있는 자세는 폐쇄각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 두통이나 안통이 심해지고 결국 시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심한 경우, 밤에 자기 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결국 극심한 안통으로 응급실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어두운 곳에서 동공이 확대되면 눈부심과 빛 번짐이 일어나고 야간 근시가 생길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동공이 확대될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눈의 조절이 과도해지면서 원래 없던 근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확대된 동공을 통해 청색광이 평소보다 눈에 많이 들어올 수도 있다. 이전에 일상생활 수준에서의 청색광은 눈에 크게 해롭지 않다고 기고한 적도 있으나, 그래도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이외에도 스마트 기기를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눈 깜박임 횟수가 줄어들어 안구건조증이 악화할 수도 있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면 시력이 감소할 수 있고 눈에 자극감, 불편감 등 다양한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 가지 첨언한다면, 수년 전부터 휴대폰 제조 회사에서는 ‘다크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들은 다크 모드가 청색광 노출을 줄일 수 있어 눈에 좋고, 눈 피로도도 줄일 수 있다고 광고한다. 이 이야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다크 모드는 밝은 빛이 눈에 덜 들어와서 눈의 피로도 감소에는 약간의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다크모드에서는 검은색 바탕에 흰 글자를 읽게 돼 일반모드에서 흰 바탕의 검은 글자를 읽는 경우보다 눈의 조절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따라서 다크모드라고 해도 장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결국에는 눈이 피로해지기 때문에 너무 안심해선 안 된다. 장시간 계속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행동을 지양해야 눈 건강에 좋다.

결론적으로, 자기 전에 휴대폰을 볼 때는 될 수 있으면 불을 켜놓거나 어느 정도 조명이 있는 상태여야 여러 가지 이유로 눈 건강에 좋다. 또한 엎드려 보는 것보다는 바르게 앉거나 천장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보는 것이 낫다. 현실적으로 현대사회에서 휴대폰 없이 살기는 어렵기 때문에, 잠들기 전에라도 눈 건강을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

김안과병원 진료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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