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나선 후보자가 본투표를 나흘 앞두고 지역구민이 아니라 국민들을 상대로 소통관 마이크를 잡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지역 선거 일정으로 아무리 바빠도 꼭 이 말은 전해야 한다”는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권 의원의 지역구(강원 강릉)에서 여당 지지세가 강해 운신의 폭이 다른 후보들보다 자유로웠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 후보들은 어려운 총선 정국과 관련해 전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탄핵 및 개헌 저지선(2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도 TK 지역 의원들은 별다른 발언 없이 지역 유세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돈을 풀자는 공약을 내놓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6일 “(여권 때문에 한국이) 자칫 아르헨티나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을 때 여권의 시선은 TK 경제통 의원들의 입을 향했다. 하지만 대구 달성에서 3선에 도전하는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식 선거운동 돌입 이후 지역 공약 홍보에만 힘을 쏟고 있다.
기재부 2차관을 지낸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도 지난달 29일 지역 선거 공보물을 SNS에 소개한 이후 어떤 공개 발언도 내놓지 않았다.
여권 한 관계자는 “징역형을 받았거나 유죄 판결이 유력한 야당 지도자들을 상대로 4년 전 총선 이상의 패배 위기에 몰렸다”며 “여기까지 몰린 데는 당의 혜택은 혜택대로 받고, 필요할 때 말 한마디 하지 않는 TK 의원들의 비겁함이 크게 작용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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