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빅2’는 코로나19 이후 중단한 단거리 운항을 재개하거나 횟수를 늘리고 있다. 이에 맞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 LCC는 프랑스 파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 장거리 비행기를 띄우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말부터 △인천~중국 정저우·장자제 △부산~태국 방콕 운항을 재개한다. 주 3~7회로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 31일부터 태국 치앙마이 항공편을 매일 운항하기 시작했다. 중국 충칭행 항공편은 다음달부터, 시안행 항공편은 오는 7월부터 운항을 재개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단거리 여행객을 잡기 위해 동남아 관광지 노선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FSC는 LCC와 비교해 항공권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LCC 항공권 가격은 엔데믹 후 크게 올랐다.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터졌지만 팬데믹 기간 감축한 항공기 정비·운항 인력을 채우지 못해 비행 편수를 원하는 만큼 못 늘려서다. LCC 여행객은 수하물 비용과 기내식값도 별도로 내야 한다. 각종 부대 비용을 합치면 항공권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게 됐다. 마일리지 적립 혜택까지 고려한 단거리 여행객이 FSC를 선택하는 배경이다.
LCC들은 중장거리 운항을 늘려나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부터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10월까지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 4개 노선에 순차적으로 신규 취항한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중장거리용 항공기 에어버스 A330-200 기종을 빌려 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다음달부터 샌프란시스코 노선에 주 4회 운항을 시작한다.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으로도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유럽·북미행 노선 중 일부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노선을, 에어부산은 부산~인도네시아 발리 노선 등 중거리 노선 취항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일부 LCC는 이미 미국·유럽의 전통적인 LCC와는 많이 다른 ‘한국형 LCC’ 또는 ‘하이브리드항공사(HSC)’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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