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탁구왕"…사내 탁구대회 여는 반도체 부품사 [中企톡톡]

입력 2024-04-08 10:48   수정 2024-04-08 10:52


사내 '탁구왕'을 뽑는 회사가 있다. 스포츠 관련 업체가 아니다. 반도체 부품 제조사다.

정전기를 이용해 반도체 웨이퍼를 고정하는 부품인 정전척(ESC·Electo Static Chuck)을 만드는 엘케이엔지니어링은 지난달부터 'LK 탁구왕'을 뽑기 위해 선발전을 진행하고 있다. 토너먼트 형식이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등부터 3등까지 상품권을 주는데 참가에 의의를 두고 참가자들에게 편의점 이용권도 줄 예정이다. 총 상금은 400만원 상당.

이 행사를 기획한 건 사장. 이준호 엘케이엔지니어링 대표는 '어린이 탁구왕' 출신이다. 반도체 회사의 맞춤형 주문제작을 해야 하는 정교한 업종 특성상 직원들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 화기애애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탁구대는 총 3대. 로비에 2대, 회의실이 많아 직원들 이동이 잦고 널찍한 공간이 있는 3층에 1대가 있다. 이용 가능시간은 점심시간과 퇴근 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로비를 오가는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접어서 정리할 수 있게 바닥에 표시도 해뒀다. 탁구채와 네트 등 용품도 구비했다.

옆 공간에는 사우회에서 마련한 음료수 냉장고도 있다. 커피, 탄산음료, 물, 이온음료 등이 비치돼있는데 모두 1000원이다. 계좌이체 후 마시면 된다.

무엇보다 자녀를 출산한 직원들에게 주는 혜택이 다양하다. 출산장려금으로는 첫째 출산시 200만원, 둘째는 300만원, 셋째는 500만원을 준다. 아직까지 셋째 출산 직원은 없다고. 결혼시 200만원을 주고 집이 먼 직원의 경우 가까운 원룸 등을 이용시 거주지원금을 월 30만원씩 24개월간 지원한다. 자녀들의 대학입학 축하금은 물론 초·중·고교 입학 축하금도 있다.

이 회사는 노인, 시골학교, 양궁 선수, 지역 아동복지기관 등 다양한 곳에 정기 후원도 한다. 상반기, 하반기 나눠서 원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헌혈의 날을 지정, 회사로 헌혈차를 부른다. 올해 상반기엔 47명이 헌혈했다.

2012년 이준호 대표가 창업한 엘케이엔지니어링은 현재 직원 223명 중 70%가 만 34세 이하 청년들이다. 대졸 초봉 연봉은 3400만원대. 매년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최소 200%에서 많게는 450%까지 지급해왔다. 2021년 매출은 333억원이었고 이듬해 502억원, 지난해 717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수출액은 그 중 67%인 486억원. 중국, 일본, 미국, 독일, 싱가포르, 대만 등에 ESC를 수출하고 있다.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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