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 서울을 제외하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이긴 시·군·구에서 4·10 총선의 사전투표율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더 많이 득표한 곳일수록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이 낮았다.
8일 한국리서치는 '사전투표율 분석' 보고서에서 "2년 전 지역의 특성이 현재까지 비슷하게 이어진다고 봤을 때 호남과 서울을 제외하면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기초자치단체의 사전투표율이 낮고, 국민의힘 지지세가 높은 곳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지난 5~6일 진행된 사전투표는 지역별로 전남(41.19%), 전북(38.46%), 광주(38.00%)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이 사전투표율 전국 상위 3곳을 모두 차지한 것이다.
반면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남은 사전투표율이 낮았다.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25.60%에 그쳤고 부산도 29.57%에 불과했다. 이밖에 울산(30.13%) 경남(30.71%) 경북(30.75%) 등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여야 양쪽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는 서울의 사전투표율은 32.63%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경기(29.54%)와 인천(30.06%)은 평균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은 건 야권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별로 들어가면 얘기가 다르다. 대선 때 이재명 후보 득표율과 총선 사전투표율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 후보 득표율이 높은 곳일수록 사전투표율은 낮아지는 경향성을 보였다는 의미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선 이 후보 득표율과 사전투표율의 상관계수가 -0.293이었다. 인천·경기에서도 -0.698이었고, 대전·세종·충청(-0.693), 대구·경북(-0.457), 부산·울산·경남(-0.566), 강원·제주(-0.512)로 집계됐다.
서울(0.215)과 광주·전라(0.408)에서만 이 후보 득표율과 사전투표율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유권자의 평균연령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군·구별 유권자 평균연령과 사전투표율의 상관관계는 0.706이었다. 한국리서치는 "20·30·40대 유권자 비율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사전투표율은 감소한 반면 60·7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이 높은 곳일수록 사전투표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