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 우주 지상국 전문기업 컨텍의 첫 위성 오름샛이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를 통해 발사됐다. 가로, 세로 각각 24㎝, 높이 50㎝의 초소형 위성인 오름샛은 고도 500㎞ 궤도에서 다양한 영상 자료를 수집한다.
지상국을 설치해 위성이 찍은 데이터를 받아 분석하던 국내 중소기업이 자체 인공위성을 확보해 우주항공 대표기업으로 거듭난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이성희 컨텍 대표는 “자율성을 갖고 우리가 원하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활한 우주에 흥미가 붙은 이 대표는 발사체, 위성, 큐브샛(초소형 위성)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10여년 간 경험했다. 2015년 창조경제 붐과 함께 정부에서 문을 열어준 덕분에 항우연에 소속으로 컨텍을 창업했다. 막상 사업을 시작했지만 1년 가까이 한 푼도 못 벌었다. 이 대표는 “갖고 있던 부동산을 다 팔고, 아내 카드론까지 해가면서 3년 이상 버텼다”고 돌아봤다.
이 대표의 숨통을 트이게 한 사업은 현재도 영위하는 위성 데이터 수신·분석이다. 컨텍은 제주도와 스웨덴, 카타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국내외에 12개 지상국을 운영하고 있다. 지구를 돌고 있는 고객의 위성이 컨텍 지상국을 지나갈 때 데이터를 대신 받아서 분석해 제공하는 사업을 한다. 데이터 수신뿐 아니라 보정 작업 및 영상 분석 서비스를 얹어 노르웨이, 스웨덴 등의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컨텍은 제주 한림에 민간 우주 지상국 단지 ‘아시안 스페이스 파크’를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는 컨텍의 자체 지상국 안테나 2기를 포함한 총 12기의 저궤도 위성용 안테나가 설치된다.
컨텍은 컨텍스페이스옵틱스와 컨텍어스서비스라는 두 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옵틱스에서는 위성에 들어가는 탑재체 카메라를 개발한다. 어스서비스에서는 글로벌탄소 맵을 만들어 개별 기업의 ESG 활동을 돕는다.
우주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이 대표의 꿈도 원대하다. 2026년 1분기에 3개 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새 위성을 통해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주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