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사실인지 찾아봤다. 아이 학교가 속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학군의 결석률은 상상을 초월했다. TV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배경이 된 지역인 만큼 결석률이 높아야 5%나 될까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지난해 페어팩스 지역 공립학교의 만성 결석률은 17.1%였다. 학교에 5일 연속 오지 않거나 한 학기에 10일 이상 결석한 학생의 비율이다. 1년간 전체 수업일수 중 10% 넘게 빼먹은 학생도 여기에 포함된다.
특히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지역 학생들의 결석률이 높았다. 지난해 소득 상위 지역의 결석률은 19%인 데 비해 소득 하위 지역의 결석률은 32%였다.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가 가구별 평균 소득에 따라 미국 전역을 3개 군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다. 흑인과 이민자들이 몰려 있는 워싱턴DC의 결석률이 43.6%에 달한 것도 빈곤과 결석률의 높은 연관성을 보여준다.
미국 학교에서 결석자가 속출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팬데믹을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만 해도 미국 공립학교의 만성 결석률은 15%였다.
이유야 어찌 됐든 미국 교육당국은 결석률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교사들이 결석 학생 부모에게 문자나 이메일로 결석 사실을 알려주는 게 대표적이다. 장기 결석자 가정을 방문해 부모와 상담하는 교사도 많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근무가 정착된 미국 기업과 달리 학교들은 이렇다 할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란 낙관론도 사라진 지 오래다. 단기간 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결석률을 낮추지 못하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학교 내 결석자가 늘면 저학력자나 사회성이 떨어지는 학생이 증가할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미국 학생들에게 등교는 선택사항이 됐다”(케이티 로산밤 듀크대 교수)는 평가처럼 미국 학생들이 ‘결석 중독’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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