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적자를 내던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의 문턱을 넘지 못해 잇따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외부 자금 조달이 막히면서 회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사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3일 지난해 5월부터 추진해온 주주배정 유상증자 및 무상증자를 약 1년 만에 철회했다. 올 2월 영상인식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알체라도 5개월 만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철회한 바 있다. 금감원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적자 기업의 유상증자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다.
진원생명과학은 수차례 자금 조달에도 연구개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05년부터 11번의 유상증자와 4번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운영 자금 등을 마련했으나 20년째 적자다. 주요 경영진은 고액 연봉을 받아 논란이 됐다.
2020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알체라도 매년 적자 폭이 확대돼 2023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두 회사는 각각 5차례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결국 유상증자가 불발됐다.
주가도 폭락했다. 진원생명과학은 이날 2.24% 하락한 2395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월 5000원대에 거래됐으나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알체라도 이날 3.09% 내린 4075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9월 1만3000원대에 거래됐으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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