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이드에너지는 인도 납축전지 1위 업체 엑사이드의 자회사다. 75년 역사의 엑사이드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2022년 설립했다. 이르면 올 연말 선행 양산에 들어간다. 인도에 공장 세 곳을 둔 현대차와 기아가 배터리까지 현지에서 조달하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인도의 1호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물량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향후 엑사이드에너지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판매되면 인도 배터리를 적용한 첫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완성차 시장(2023년 410만 대)으로 떠오른 인도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가장 눈독 들이는 나라다. 일본 도요타는 작년 말 약 6000억원을 들여 인도에 세 번째 공장을 짓기로 했고, 테슬라도 인도에 기가팩토리를 지을 부지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인도에서 85만 대를 판매해 마루티스즈키(206만 대)에 이어 ‘넘버2’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2032년까지 인도에 약 5조2000억원을 투입해 한 발 더 치고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 시장에 투입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차 해외 자회사 중 최초로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도 검토하고 있다. 성장세가 꺾인 중국과 러시아 대신 인도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일각에선 현대차가 인도·아세안 시장 파트너인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인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 데 이어 이르면 올 하반기 인도에 내놓을 현지 생산 전기차 ‘크레타EV’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넣기로 했다.
하지만 엑사이드에너지가 배터리 양산에 나서면서 향후 생산될 인도 전략 신차에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이 들어갈 가능성이 낮아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인도에 판매법인을 세우는 등 시장 공략에 나섰는데 아쉬운 일”이라며 “K배터리 업체들이 LFP 배터리 라인업 부재에 또 한 번 발목이 잡혔다”고 지적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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