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가 21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토목 사업인 대구경북신공항(조감도) 건설 프로젝트에 국내 47개 건설사가 참여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은 새 공항을 짓는 동시에 종전 기지 터를 개발하는 국내 최초 민간·군 공항 통합 이전 사업이자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기부대양여’ 프로젝트로 꼽힌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중에도 참여를 희망하는 건설사가 대거 몰리면서 신공항 사업이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및 종전 부지 개발사업을 맡을 민간 건설회사를 모집한 결과 총 47개 건설사가 참가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건설사 시공능력 100위 내 회사 중 16곳이 신청했으며 이 중 10곳은 시공능력 20위 내 회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요 건설사들이 잇달아 참여를 신청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대구·경북 건설사(31곳, 65%)였지만, 서울(6개사) 경기(4개사) 인천(2개사) 광주(2개사) 대전(1개사) 전남(1개사) 등 다른 지역 건설사의 참여 신청도 적지 않았다.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에 민간 건설사가 대거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은 기부대양여 사업(군 공항을 건설해 ‘기부’한 후 종전 부지를 ‘양여’받아 개발)으로 추진돼온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이 특별법 통과(2023년 4월)로 국비 지원 길이 열리고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이 크다. 대구시는 지난달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5개 공공기관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8대 금융기관이 협약을 체결했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대형 건설사 중에서도 내부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기업이 여럿 있다”며 “제안서를 제출한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방식으로 추가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오는 6~7월 프로젝트를 추진할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할 업체를 선정하고, 하반기 SPC 법인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SPC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컨소시엄을 꾸려 6월 24일까지 컨소시엄 사업참여계획서(제안서)를 대구시에 내야 한다.
대구시는 SPC의 자본금을 5000억원으로 정했다. 민간 건설사와 금융기관이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사업자로 결정된 컨소시엄 구성원들은 법인 출범을 위해 SPC에 49.9%인 249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해야 한다. 나머지 50.1%는 LH와 대구도시공사 등 공공시행자가 출자한다.
대구시는 기업들의 컨소시엄 구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공공기관 중심으로 운영 중인 실무협의체에 산업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문가 등을 포함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신공항 건설은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관건”이라며 “SPC 구성의 마지막 관문인 공모를 통한 민간참여자 구성에도 총력을 다해 대구 미래 100년의 번영을 약속하는 새로운 하늘길을 조기에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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