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은 3년 후 치러질 2027년 대선의 전초전이기도 하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선 주자로 떠오르는가 하면, 재기 불능에 빠져 대권에 도전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여야 거물급 주자들이 8일에도 총선 승리를 위해 각 지역구에서 동분서주하는 이유다.
최대 관심 지역은 역시 ‘명룡대첩’이 벌어지는 인천 계양을이다. 현역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 텃밭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다 원 후보 역시 거물급 인사인 만큼 막판까지 승부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가 승리하면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위상을 굳히는 반면, 패배 시 정치적 영향력 행사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 후보가 이기면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를 꺾은 정치적 자산을 바탕으로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급부상할 것이란 분석이다.
경기 분당갑도 대선 주자급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현역인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복심인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승리한 후보 역시 차기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란 전망이다.
3자 구도로 치러지는 경기 화성을도 승부처로 꼽힌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공영운 민주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추격하고 있다. 이 후보가 승리하면 여권 후보로 일어설 수 있지만, 패배하면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해진다.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후보도 정치 운명이 이번 승부에 달렸다.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와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서울 동작을도 판세 바로미터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 대표가 선대위 출범 후 직접 여덟 번이나 달려가 현장 유세를 할 정도로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나 후보가 앞서는 가운데 류 휴보가 뒤쫓고 있다. 5선에 도전하는 나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할 경우 차기 전당대회 출마 등을 통해 윤석열 정부 후반부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하남갑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실장이던 ‘호위무사’ 이용 국민의힘 후보와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징계를 결정한 여전사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초접전 승부를 벌이고 있다. 6선에 도전하는 추 후보는 승리할 경우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국회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