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하루 앞두고, 총선 후보자 가족들의 '눈물겨운' 지원 유세가 이목을 끌고 있다. 만삭의 몸으로 매일 유세 현장에 나선 배우자부터, 마이크를 잡고 눈물로 호소한 엄마, 무릎을 꿇은 아들까지 가족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삭의 몸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선거 운동을 돕는 배우자는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이다. 김 후보 아내의 출산 예정일은 이달 20일로, 그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만삭의 D라인을 뽐냈다.
김 후보의 배우자는 선거 운동을 돕던 중 래퍼 비프리(본명 최성호)의 폭언과 욕설을 듣기도 해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김 후보는 앞서 "래퍼 최 씨는 만삭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제 아내 앞에서 욕설을 내뱉고, 선거 사무원에게 폭행을 가했다. 가장으로서도, 캠프의 총책임자로서도 비통함을 느낀다"면서도 "아내와 폭행 피해자가 래퍼 최 씨의 선처를 원하고 있어, 선처가 가능한 혐의에 관해서 애써 그 의견을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유세차에 올라 눈물을 흘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어머니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 대표의 모친인 김향자(66) 씨는 지난 7일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왼쪽 가슴은 정치인 아들 이준석, 오른쪽 가슴엔 내가 배 아파 낳은 이준석으로 (품고 있다)"며 "그래야만 버틸 수 있는 게 정치인 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준석이가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힘들게 버티고 있는 아들 앞에서 내가 '힘들지?'라고 얘기하면 우리 아들이 무너지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밥을 해주고 아들 집을 나와 아파트 주차장에서 혼자 한 3시간을 울었다"며 "일을 맡겨주면 열심히 할 것"이라고 눈물로 지지를 호소했다.
죄인을 실어 나르는 수레인 '함거'에 들어가고 '오직 전북'이라는 내용의 혈서를 쓴 아버지를 따라 무릎을 꿇고 지지를 호소한 아들도 있다. 전북 전주시을 선거구에 출마한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의 아들이 그 주인공이다.
정 후보의 40대 아들은 지난 7일 '아버지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지역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는 이 팻말을 들고 지역구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에게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는 아들의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며 "아들이 무릎 꿇고 인사를 드리고 있다"며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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