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재판에 출석하며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이 해달라”며 사실상의 ‘법정 앞 유세’를 했다. 재판 종료 이후엔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면서 “내일은 2년의 국정을 명확하게 평가하고 주인으로서 계속 권력을 맡길 것인지 회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자신의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 출석 전 기자회견을 했다. 형식은 기자회견이었지만 법원 앞엔 수많은 지지자가 몰려 현장 유세에 가까웠다.
이 대표는 “만약 국민의힘이 의석 절반 이상을 갖게 돼 입법권까지 장악한다면 그들은 법과 제도, 시스템까지 마구 뜯어고쳐 대한민국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주권자의 신성한 한 표 한 표를 모아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직접 써달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피로 일궈낸 모범적 민주국가가 정권의 권력 남용으로 2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재판 출석도 총선 유세를 방해하기 위한 정부와 검찰의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의 손발을 묶는 게 검찰 독재정권의 의도인 걸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전 재판이 끝난 뒤 휴정 시간에도 유튜브 생방송으로 온라인 유세를 펼쳤다.
재판이 끝난 뒤엔 용산역광장으로 가 총선 마지막 유세를 했다. 그는 “민주당이 총선 유세를 용산에서 시작해 용산에서 마무리하는 건 민생을 외면한 정권에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라며 “총선 투표용지는 윤석열 정권에 경고장을 날리는 ‘옐로카드’이고, 옐로카드로 정신을 번쩍 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읍소 전략에 대해선 “하루밖에 안 남은 가짜 눈물과 가짜 사과에 결코 속지 않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배성수/박시온 기자 baeba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