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하루 앞둔 9일 국민의힘은 120~140석, 더불어민주당은 151석 이상의 의석수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 ‘개헌 저지선’(100석) 확보를 호소하며 살얼음판을 걸은 여권은 막판 반전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목표(151석+α)를 향해 순항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범야권 200석’ 주장이 오히려 보수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야권의 최대 악재로 떠오른 양문석·김준혁 후보 논란이 투표에서 무당층·중도층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남은 최대 변수로 거론된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목표 의석수를 묻는 질문에 “120~140석”이라고 답했다.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개헌저지선(100석)은 확보하겠지만,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한 120석을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투표율이 지금보다 높아지면 기대 이상 선전도 가능하다는 게 여권의 판단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7일 충남 천안 유세에서 “저희 분석에 따르면 접전 지역에서 골든크로스가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며 보수층의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애초 수도권 26곳을 비롯한 전국 55곳을 접전지로 꼽았다. 이 중 서울 한강벨트 일부에서 의미 있는 지지율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당 안팎의 기대다.
이날 한 위원장이 방문한 양천 도봉 강동 서대문 등도 여권이 희망을 놓지 않는 곳이다. 비관론도 여전히 적지 않다. 여당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105~115석 정도 얻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보수 텃밭’인 부산·경남(PK)에서도 야권에 긍정적인 기류가 읽힌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YTN 인터뷰에서 “조심스럽지만 (부울경에서) 10석 이상(현재 7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보수 성향이 짙은 해운대갑, 수영구에서도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거론됐다.
‘범야권 200석’에 대해선 대체로 신중한 모습이다. 한 본부장은 “여당에서 그런 말을 하는 분은 엄살이고, 야당에선 우리 지지자들이 그동안 분위기에 너무 취해서 그렇다”고 선을 그었다.
변수는 50~60곳으로 예상되는 접전지의 승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한강벨트, 부울경, 충청 등 주요 접전지를 일일이 거론하며 “수십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릴 곳”이라고 했다.
정소람/한재영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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