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전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게 앞으로 배달된 옷이 사라졌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전동휠체어를 탄 할머니가 길을 지나다 A씨의 가게 앞에 멈춰 섰다. 이 할머니는 전동휠체어에 탄 상태로 옷 봉투를 가져가려고 애쓰다 무게 때문에 들지 못하자 휠체어에서 내렸다. 이어 두 손으로 옷 봉투를 들고는 휠체어 뒷자리에 싣고 자리를 떴다.
A씨는 "힘도 좋지, 얇은 옷들이라 무거울 텐데. 저 옷 봉투를 태우고 전동휠체어를 저렇게 안정적으로 몰고 가는 것도 대단하고, 안에 사람 있나 없나 확인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한 뒤 A씨는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섰다. 이때 A씨 가게를 담당하는 우체국 택배 팀장으로부터 "(범인이) 여기서 노점상 하는 할머니인 것 같다. 골목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직접 할머니를 찾아 옷 봉투를 가져갔는지 물었다. 그런데 할머니는 '씩' 웃으면서 "어떻게 찾아냈대?"라고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할머니는 "헌 옷을 버려둔 줄 알았다. 옷은 집에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할머니를 따라가 빌라 1층에 있던 옷을 돌려받았다.
A씨가 "이게 다 얼마인지 아느냐"고 묻자 할머니는 "어쩐지 옷이 다 새것이더라. 좋아 보이더라"라고 답했다고. A씨는 "앞으로 이러지 마세요"라고 경고한 뒤 도난 사건을 종결했다.
A씨는 "지금 생각해 보니 (할머니의 말이) 다 어이없었다. 다행히 물건은 손상 없이 돌아왔다. 늘 두던 자리였고 없어진 적이 없어서 가져갈 거라고 생각도 못 했지만, 이번 기회에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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