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9일 14: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인프라 세컨더리 자산 할인율은 10~15%입니다.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수준이죠. 금리 수준이 높고 변동성까지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는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인프라 자산 중에서도 회수가 빠른 세컨더리 자산에 관심을 둘 때입니다.”
글로벌 사모시장 조사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인프라 세컨더리 시장 규모는 117억달러(약 15조8600억원)로 직전 연도 대비 51.9%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채권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강력한 분모 효과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대체자산 매각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스태포드 인프라스트럭처의 윌리엄 그린 운용부문 대표(사진)가 말했다.
최근 방한한 그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인프라 세컨더리 시장은 여전히 공급 과잉이지만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수급이 균형을 찾아가면서 올해 기존투자자 보유 펀드 매각 거래 규모가 13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태포드 인프라스트럭처는 2000년 런던에서 설립된 대체자산운용사 스태포드 캐피탈 파트너스의 인프라 투자부서다. 스태포드 캐피탈 파트너스는 2023년 말 기준 85억달러의 약정자산(FUM)을 보유하고 있는데, 회사 측은 이 가운데 약 7%를 차지하는 한국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을 올해 12%까지 높일 계획이다.
스태포드의 인프라 자산은 목재, 재생에너지, 데이터 센터, 운송수단 등으로 호주, 유럽, 미국 및 캐나다에 있다. 프라이머리 마켓(1차 시장)에서 7~8%의 순수익을 내는 저위험 자산을 매수한다. 대부분 10년 만기 펀드를 할인된 가격으로 중도에 사들여 7~8년간 보유해 매각하는 전략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그린 대표는 “프레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에는 투자자 중 18%가 1년 동안 인프라 세컨더리 보유 비중을 줄일 계획이라고 했고 올해 초에는 이 수치가 16%로 떨어졌다”며 “향후 예년 평균인 10%까지 떨어지면서 시장 가격 균형이 잡히면 거래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프라 중에서도 가장 투자자들이 쏠리는 에너지전환과 디지털 인프라에 대해 스태포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린 대표는 2010년대 초반 인프라 투자자들은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해 최소 수익을 보장하는 자산에 관심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때 세컨더리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자들은 현금 흐름이 보장되는 재생에너지에서 해상 풍력 발전소 등 고위험 프로젝트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일부 데이터 센터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멀티플이 30배까지 뛰었죠.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고 더 많은 자산을 인수합니다. 이 경우 세컨더리 전략은 더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자산을 매입하고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합니다.”
스태포드는 올해 10번째 팀버랜드(산림) 펀드 투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산림 세컨더리 펀드 규모인 1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한다.
상업림(planted forest)은 세계 산림의 7%로 비율은 낮지만 목재 수요의 약 절반인 46%를 공급한다. 스태포드의 산림펀드 시리즈는 팬데믹 기간에도 수혜를 봤다. 각국의 봉쇄 정책에 따라 주거지 리모델링에 따른 건축자재 수요가 늘고 이커머스 소비 급증에 따른 택배상자 공급이 증가한 덕분이다. 고령화로 인한 노년층의 기저귀 수요도 목재 소비를 끌어올렸다.
스태포드는 13억유로(약 1조9100억원)를 목표로 5번째 인프라 세컨더리 펀드도 모집 중이다. 가장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코어(core) 자산에 투자하면서 코어 플러스(core plus) 자산 수익을 운용 목표로 한다. ESG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금의 25%는 에너지 전환에 배분하고 석유와 가스 자산에는 투자하지 않을 예정이다.
"석유와 가스 자산 감소는 ESG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최근 업계 흐름을 관찰하면 석유, 가스 분야 부실자산의 엑시트(회수) 금액은 하락하는데 에너지 전환의 엑시트 금액은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린 대표는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세컨더리 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깊고 매우 정교하게 전략을 구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같은 자산이라 하더라도 프라이머리와 세컨더리를 완전히 다른 전략으로 보고 각각의 특징들을 세심하게 고려합니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 투자자들과 다른 점이죠. 한국 투자자들의 정교한 접근법은 스태포드가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저위험과 분산 전략과 일치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지현 한경글로벌뉴스네트워크 에디터 sno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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