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증시에 '매그니피센트7'·'사무라이7'이라고 불리는 주도주가 있다면 한국 증시엔 '타이거7'이 있다. 국내 반도체 부품·장비 관련 종목 7개로 구성된 이 주도주의 올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약 34% 달한다. 일본의 사무라이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주가 상승률이다.
9일 현대차증권은 반도체 업황 호조와 함께 실적이 개선돼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반도체 부품·장비 관련 종목 7개를 선정해 타이거7이란 이름을 붙여 공개했다. 타이거7에 선정된 종목은 한미반도체, HPSP, 디아이티, 에스앤에스텍, 리노공업, 가온칩스,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이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반도체 업체 중 지난 12개월간 주가상승률과 평균 대비 실적 성장성 높은 종목 중에서 골랐다. 현대차증권은 한미반도체와 디아이티를 '최선호주'로, 에스엔에스텍과 리노공업을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들 업체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28.6배로, 매그니피센트7(30배), 사무라이7(38.5배) 대비 상승 여력이 있어 향후 매출과 이익의 규모가 확대될 경우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타이거7에서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한미반도체(115.4%)로 나타났다. 그 뒤를 가온칩스(80.1%), 리노공업(24.2%), 디아이티(9.8), 오픈엣지테크놀로지(3.7%), HPSP(1.1%), 에스앤에스텍(1.0%) 순이다.
또 타이거7 종목들의 올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33.6%이다. 골드만삭스가 일본 증시에서 영화 '7인의 사무라이' 빗대 선정한 사무라이7 종목들의 평균 주가 수익률(45.1)보단 낮았지만, 미국 증시를 견인하는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17.9%)은 소폭 웃돌았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의 주도주 중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타이거7에선 AI 반도체 장비주로 불리는 한미반도체가, 매그니피션트7과 사무라이7에선 엔비디아(75.9%), 디스코(61.8%)의 주가 상승률 가장 높았다. 디스코는 일본의 대표적인 반도체 웨이퍼 절단 장비업체다.
타이거7, 매그니피션트7, 사무라이7에서 자주 등장하는 테마는 AI와 반도체다. AI 세계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수단이 반도체 칩이다 보니 관련 종목들이 수혜주로 불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거7이 향후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이나 일본 사무라이7처럼 매출과 이익의 규모가 확대될 경우 더 높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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