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 제22대 총선의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 참패에 대해 "대통령과 당의 공동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은 10일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막판에 상당히 불리한 악재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일주일 전 여론 추이보다 고꾸라졌다"고 입을 열었다.
앞서 이날 오후 6시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번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78~196석(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포함), 국민의힘이 87~105석(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포함)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서울 48곳 가운데 국민의힘은 41곳에서 열세 또는 경합열세로 조사됐다.
김 위원은 "2~3%포인트 열세 경합지를 다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개헌 저지선 확보가 불가능할 것 같다"며 "민심이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과 대통령실을 구분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들이 대통령실과 당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김 위원은 "양문석 후보의 편법 대출 의혹과 김준혁 후보의 막말 논란마저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 것"이라며 "이런 중요한 문제를 뒤로 둘 다른 판단의 이유가 있다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저렇게 판단했는데 모를 사람이 있을까"라며 "결국 돌고 돌아서 같은 문제인데 결국 (용산 대통령실과 당 사이에)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항상 모든 것에 금기어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책임의 원인은 국민들도 알 만큼 명약관화하지 않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선 양문석 후보와 김준혁 후보를 덮을 만한 뭔가를 갖고 있던 것"이라고 했다.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당정 관계를 꼽았다. 그는 "국민의힘 가장 큰 문제가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소통을 금기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고꾸라질 수 있고 고꾸라지는 게 어떻게 보면 명약관화한 것"이라며 "한 목소리, 두 목소리, 세 목소리, 네 목소리가 나와야 고꾸라질 때 대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섣부르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여하튼 책임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책임으로부터 절대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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