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의 출구조사는 대선에 비해 맞추기 훨씬 어렵다'는 정치권의 통념이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22대 총선에서 방송3사(KBS·MBC·SBS)의 출구 조사 결과를 뒤집고 당선된 사례가 다수 발생하면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는 방송3사 출구 조사에서 우세가 예상됐던 민주당 강태웅(서울 용산), 류삼영(서울 동작을), 이광재(경기 성남분당갑), 안귀령(서울 도봉갑), 이지은(서울 마포갑), 공영운(경기 화성을) 후보 등이 예상을 깨고 낙선했다.
대신 출구조사에서는 '열세'로 집계돼 실망했던 국민의힘 후보들인 권영세, 나경원, 안철수, 김은혜, 김재섭, 조정훈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반대로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게 됐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이변으로 꼽히는 지역구는 서울 도봉갑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는 선거 기간에 조사해 발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안귀령 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결국 1094표(1.16%p) 차로 승리했다. 출구조사에서는 안귀령 후보가 52.4%, 김재섭 후보가 45.5%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 우세 지역인 마포갑 역시 출구조사에서는 이지은 민주당 후보가 52.9%,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가 43.5%로 이 후보가 10%포인트 가까이 이기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조정훈 후보가 당선됐다. 이 후보와 경합을 벌인 조 후보는 48.30%의 지지율로 47.70%를 얻은 이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지난 총선에서 890표 차이로 당선됐던 용산의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는 이번에는 6106표 차로 민주당 강태웅 후보를 따돌렸다. 출구조사에서는 권 후보가 강태웅 후보가 50.3%, 권영세 후보가 49.3%로 조사됐었다.
서울 한강벨트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던 '서울 동작을'의 예측 결과도 빗나갔다. 출구조사에서는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52.3%,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47.7%를 기록했지만 실제로는 나경원 후보가 큰 차이로 류 후보를 눌렀다. 11일 오전 3시 45분 기준(개표율 85.70%)으로 나 후보는 55.69%, 류삼영 후보는 44.30%를 기록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1.39%로 두 자릿수를 보였다.
이준석 개혁신당의 '생환'도 화제가 됐다. 출구조사에서 43.7%를 얻은 공영운 후보에 3.2%포인트 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온 이준석 후보(40.5%) 측은 출구조사 결과에 "아직은 모른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끝까지 지켜보자 정말 결과가 뒤집혔다. 이 후보는 42.49%의 지지를 얻어 39.65%에 그친 공영운 후보를 따돌렸다.
경기 성남 분당 갑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도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었다.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안 후보 47.2%, 이광재 민주당 후보는 52.7%로 나타났었다. 그러나 11일 오전 3시 54분 기준으로, 안 후보의 득표율은 53.91%로 46.08%에 그치고 있는 이 후보를 물리쳤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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