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억만장자로 꼽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산이 실시간으로 증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소셜미디어 업체 트럼프미디어(DJT)가 '깡통 실적'을 발표한 후 주가 폭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쿼츠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DJT는 실적 공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이날에만 주가가 10% 가까이 추가로 더 하락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럼프의 재산이 58억 달러(약 7조 8500억 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블룸버그가 집계하고 있는 세계 500위 억만장자 리스트에서도 탈락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당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계정이 정지당하자 이듬해인 2022년 2월 직접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출범시켰다. 이후 DJT는 지난주 기업인수목적회사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과 합병하는 형식으로 뉴욕증시에 우회 상장됐다. DWAC 주가는 트럼프측과 합병이 예고되면서 올해 들어 무려 255%나 급등하기도 했다.
그가 보유한 DJT 주식 수는 7850만주로 지분율이 58%에 이른다. 덕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자산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세계 400대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1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75만달러(약 10억원)에 그쳤고, 지난 한 해 5280만달러(약 790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는 실적발표가 나오면서 일주일 넘게 급락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트루스소셜'을 9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적 공시를 통해 트루스소셜의 현주소가 드러났다는 평도 나왔다.
DJT 주가가 연일 급락하면서 고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추락했다. DJT의 주가가 폭락하는 과정에서 트럼프의 DJT 지분 가치도 2주 사이 약 33억 달러(약 4조 4600억 원) 증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DJT의 지속적인 운영에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DJT 공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을 합리적으로 운영, 유지하는데 필요한 재정 자원이 부족한 상태"라며 "근시일 동안 영업 손실과 마이너스 현금 흐름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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