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월세 오르는데…언제쯤 가격도 상승할 수 있을까

입력 2024-04-11 16:22   수정 2024-04-11 16:23

금이나 부동산처럼 눈에 보이는 실물자산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자산까지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투자 자산이 존재한다. 실물자산의 대표 격인 부동산은 투자 방식에 따라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구분된다. 부동산 펀드와 리츠를 제외하면 대부분 ‘직접투자’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렇게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 얻는 수익은 임대료에서 발생하는 ‘소득수익’과 자산 가격 상승에서 발생하는 ‘자본수익(차익)’으로 구성된다. 과거 몇 차례 자산가치 상승을 경험한 부동산 시장 특성상 ‘부동산수익=자본수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자본차익에 대한 기대는 급격히 줄어든 반면 전세 중심의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개편되며 월세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구조 변화는 일반적인 주택보다 투자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오피스텔에서 더 가속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경제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디파스켈리-위튼의 4분면 모형’은 부동산을 공간시장, 자산시장, 신규 건설시장, 재고 조절시장으로 구분하고 이를 연계해 부동산 시장이 작동되는 원리를 설명한다. 공간시장은 임대수요와 공간의 공급에 의해 임대료가 결정되는 시장을, 자산시장은 임대료와 이자율에 따라 자산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임대료라는 변수는 공간시장과 자산시장을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하지만 최근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꾸준한 임대료 상승에도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이례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임대료는 2020년 7월 이후 지속 상승했지만, 자산(매매) 가격은 2022년 6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임대료와 가격이 반대 방향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에 있다. 자산 가격은 임대료에 비례하지만, 이자율에 반비례하는 만큼 고금리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산 가격 상승은 어려워진다.

다소 하락한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 대출 금리는 여전히 연 5% 초·중반의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이 연 5.28% 수준까지 상승했음에도 대출 금리에 비교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수익률은 아니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던 2020년대 초반 오피스텔 공급이 과도하게 많이 이뤄진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이라는 부담도 있어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오피스텔의 임대료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소형 오피스텔은 평균 수익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만큼 가격 반등 가능성도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저금리 시절 자본차익에 대한 기대만으로 오피스텔 투자에 나섰던 많은 투자자가 아직도 그때 발생한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려워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피스텔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위한 대체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점점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오피스텔 투자의 본질은 임대료 수익에 있다는 투자의 원칙을 기억한다면 어려운 시기에도 알토란 같은 자산을 확보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부동산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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