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과 동일한 2.2%로 유지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메모리칩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한국이 수혜를 입는 것으로 평가됐다.
ADB는 11일 오전 9시(한국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아시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ADB는 AI 서비스와 클라우드 서버 산업이 커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고, 하반기에 소비가 회복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ADB는 AI 산업이 주도하는 반도체 수요 특성상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메모리칩이 지난해 전체 반도체 수출의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메모리칩에 특화돼있는데, AI 산업에서 파생된 메모리칩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대만과 중국 등 경쟁국은 반도체 수출에서 메모리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3%로 예측됐다. 수출증가세에 힘입어 경제성장 폭이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ADB는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도 기존 예측과 같은 2.5%를 유지했다. 정부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과일 과세 면제·인하 등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평가됐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2.0%를 기록해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ADB는 중국경기 둔화에도 인도의 투자주도 성장과 글로벌 금리인상 종료, 반도체 사이클 전환 등이 더해지면서 올해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4.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ADB는 내년에도 아시아 지역 경제성장률이 4.9%를 기록하면서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단 중동 등에서의 지정학적 분쟁과 미국 통화정책, 중국 부동산시장, 이상기후 등 외부 불확실성이 경제성장의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됐다.
ADB는 에너지 가격 안정과 통화 긴축 영향으로 아시아 지역의 물가상승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3.2%와 3.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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