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가격 평가·운영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는 개발도상국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의 공시제도 운용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의 부동산 정보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게 골자다. 업계에선 이 같은 교류가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은 2016년 해외 사업을 시작한 이후 8개국, 11개 사업에 대해 부동산 관련 법 조언, 제도 컨설팅, 교육, 대량 평가 모델 구축 등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초 ‘태국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에 착수한 게 대표적이다. 부동산원은 한국의 부동산가격 공시제도 운용 경험을 토대로 태국 현지의 부동산 정보 인프라 현황 분석과 부동산 대량 평가 모델 개발 및 시스템 설계, 부동산 대량 평가체계 마스터플랜 수립 등을 자문해주고 있다.
작년 하반기엔 42억원의 라오스 지가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중 하나로, 현지 여건에 부합하는 법·제도 컨설팅을 맡는다. 부동산 대량 평가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세계은행으로부터 인도네시아의 ‘토지 및 재산평가 개선사업’을 수주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내 2개 지역에 부동산 대량 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수주 당시 미국 네덜란드 등 글로벌 부동산 기업 7곳이 뛰어들 정도로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지가산정체계를 구축해 행정 비용과 시간을 크게 감축시킨 모범사례로 꼽힌다”고 했다.
부동산원은 신규 해외 사업을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동산 제도뿐 아니라 세제, 스마트시티 등과 융합한 분야로 사업 범위도 넓히고 있다. 작년 방글라데시의 스마트시티 플랫폼 실증사업을 수주해 수행하고 있다.
손태락 부동산원 원장은 “부동산 분야 전문공기업으로 앞으로도 개발도상국의 부동산관리체계 현대화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