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망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 월가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기존에 예상했던 6월에서 7월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기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달러도 강세를 나타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뉴욕증시가 마감할 무렵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재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1.4%로 반영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확률은 43%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CPI 보고서는 금리 인하 명분을 박탈했다”고 전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3.7%) 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Fed는 내부적으로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이른바 ‘소프트 랜딩(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해왔다. 지난해 9월부터 조금씩 CPI 상승률이 떨어지면서도 노동 시장과 소비 지표는 견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CPI 상승률이 △1월 3.1% △2월 3.2% △3월 3.5%로 튀어 올랐다. 노동시장 상황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은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30만3000명 증가했다. WSJ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0만 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3월 CPI 수치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외식 4.2% △전기 5.0% △운송 10.7% 등 미국의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선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기존 예상했던 6월에서 9월까지도 늦춰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 시작했다. 6월을 시작으로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골드만삭스와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각각 7월과 9월에 두 차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때 105.3을 찍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시점 지연 소식에 실망한 뉴욕증시는 이날 1% 안팎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422.16포인트(-1.09%) 내린 38,461.51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27포인트(-0.95%) 내린 5160.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6.28포인트(-0.84%) 내린 16,170.36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전문가 예상치(0.3% 상승)를 하회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6월 금리 동결 가능성, 81%로↑
10일(현지시간)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뉴욕증시가 마감할 무렵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재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1.4%로 반영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확률은 43%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CPI 보고서는 금리 인하 명분을 박탈했다”고 전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3.7%) 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Fed는 내부적으로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이른바 ‘소프트 랜딩(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해왔다. 지난해 9월부터 조금씩 CPI 상승률이 떨어지면서도 노동 시장과 소비 지표는 견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CPI 상승률이 △1월 3.1% △2월 3.2% △3월 3.5%로 튀어 올랐다. 노동시장 상황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은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30만3000명 증가했다. WSJ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0만 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3월 CPI 수치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외식 4.2% △전기 5.0% △운송 10.7% 등 미국의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선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기존 예상했던 6월에서 9월까지도 늦춰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 시작했다. 6월을 시작으로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골드만삭스와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각각 7월과 9월에 두 차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상론까지 거론돼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Fed의 6월 금리 인하를 반대하고 나섰다. 그는 “현재 데이터로 볼 때 6월에 금리를 내리는 것은 위험하고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 금리 인하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Fed의 조치는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인상’이 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Fed가 이날 공개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PI 상승률이 발표된 뒤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해 “한 달 정도 늦어질 수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며 “올해가 가기 전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예측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美 국채 수익률 급등…증시 하락
현재 수준의 고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치솟았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연 4.36%에서 0.19%포인트 오른 연 4.55%에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에서 금리 연 4.5%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다. Fed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74%에서 연 4.97%로 급등했다.이에 따라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때 105.3을 찍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시점 지연 소식에 실망한 뉴욕증시는 이날 1% 안팎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422.16포인트(-1.09%) 내린 38,461.51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27포인트(-0.95%) 내린 5160.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6.28포인트(-0.84%) 내린 16,170.36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전문가 예상치(0.3% 상승)를 하회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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