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우주비행사 2명, 美 우주선 타고 달 탐사"

입력 2024-04-11 18:08   수정 2024-04-12 02:21


일본인이 미국 우주선을 타고 달 표면에 착륙해 탐사에 나선다. 일본 자위대는 내년부터 미국 영국과 함께 정기 합동 군사 훈련을 하며, 일본 기업들은 미국과 공동으로 무기를 생산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군사·과학기술·경제 부문 협력과 상호 공조에 합의하고 이 같은 구상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군사 협력 등 70여 건 협정 체결
미·일 정상은 양국 군사 협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70여 건의 협정 체결에 동의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북한이 도발했을 때 일본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는 게 골자다. 미·일 양국은 미사일 공동 개발·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조종사 훈련과 군함·항공기 정비 등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전투기 제트훈련기 공동 개발·생산을 위한 실무그룹도 꾸릴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일본이 다양한 차원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과 같은 수준으로 미국과 협력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양국 군이 공동 지휘 체계 고도화를 위해 협력하고 호주와 함께 새 대공 미사일 방어 네트워크도 개발할 것”이라며 “미·일 동맹 체결 후 가장 중대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중국 등을 겨냥해 “강압에 의해 일방적으로 현 상태를 바꾸려는 시도는 절대 용납될 수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향해선 공동성명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해야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악성 사이버 활동 등 불법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미국은 일본이 최근 추진 중인 북한과의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과 북한의 대화를 환영하며 우리도 대화 여지를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아르테미스에 日 비행사 참여
경제 안보의 핵심인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양국이 협력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일본이 참여해 일본인 우주 비행사 두 명을 미 우주선에 태워 달에 보내는 데 합의했다. 일본은 유인 월면 탐사차 ‘루나 크루저’를 개발해 제공하기로 했다. NASA는 2026년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달에 유인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다. 일본 비행사들도 이르면 2028년께 달에 발을 디딜 것으로 일본은 기대하고 있다. 모리야마 마사히토 일본 문부과학상과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를 위한 별도 서명식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 이외에 처음으로 달에 착륙하는 사람은 일본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선 양국 기업이 1억1000만달러의 자금을 출연하고, 대학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공동 연구 틀을 설립한다. 양국 고교생과 대학생 유학을 지원하기 위한 1200만달러 규모 장학 제도를 마련한다. 양국은 범용 반도체와 중요 광물 자원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를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데도 합의했다. 또 부유식 해상 발전소 등 탈탄소 에너지 개발을 위한 고위급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 기업의 미 고속철도 프로젝트 참여에도 물꼬를 텄다. 바이든 정부는 수백억달러를 투입해 로스앤젤레스(LA)~라스베이거스 고속철도를 비롯해 주요 철도망 고속화를 추진 중이다. 일본 기업들은 약 250억~300억달러가 투입되는 텍사스주의 댈러스~휴스턴 고속철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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