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오사카 엑스포’ 개최를 1년 앞둔 일본이 비상이다. 기대만큼 입장권이 팔리지 않아서다. 엑스포 운영비 대부분을 입장권 판매 수입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판매가 저조하면 적자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최 측은 더 많은 사람이 입장권을 살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 파는 방안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1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사카 엑스포를 주최하는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입장권을 편의점에서 파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입장권 가격은 7500엔(약 6만7000원)이다. 엑스포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츠모토 마사요시 간사이경제연합회 회장(스미토모전기공업 회장)은 “(입장권) 판매 방식에 또 다른 검토가 없다면 (판매량을 늘리기가) 어렵다”며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장권 판매는 개막 500일 전인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됐다. 지난 3일까지 약 4개월 동안 122만 장이 팔렸다. 예매 목표인 1400만 장의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최근인 2005년 열린 아이치 엑스포 땐 개막 1년 6개월 전부터 약 4개월 동안 346만 장이 팔렸다. 오사카 엑스포 입장권 판매가 더디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입장권 판매가 저조한 것은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오사카시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엑스포에 가고 싶다’는 응답은 33.8%에 불과했다. 1년 전 41.2%에서 크게 하락했다. 반면 ‘가고 싶지 않다’는 응답은 45.6%에 달했다.
판매 방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입장권을 구매하려면 먼저 ‘엑스포 ID’를 등록해야 하는데, 스마트폰이나 PC로만 가능해 번거롭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이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최 측이 입장권 편의점 판매를 검토하는 이유다. 다만 이 경우 엑스포 ID 등록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또 다른 과제다.
아사히신문의 지난해 11월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엑스포 개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45%, ‘반대한다’는 응답은 46%로 팽팽했다. 엑스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개최에 드는 비용이 과다 책정된 점, 해외관 준비가 늦어지는 점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당초 1250억엔(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된 행사장 건설비는 두 차례 증액을 거쳐 1.9배인 최대 2350억엔(약 2조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엑스포에서 무엇을 볼 수 있고, 어떤 체험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도 이유라는 지적이다.
오사카 엑스포는 내년 4월 13일부터 6개월간 오사카 서쪽에 있는 인공섬 유메시마에서 열릴 예정이다.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을 주제로 개최된다. 4월 기준 161개국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한국은 지난 2월 28일 엑스포 부지에서 한국관 기공식을 열었다. 엑스포 참가 국가관 중에서도 대형 부지(총 3501.82㎡)다. ‘생명을 연결하다’라는 소주제 아래 AI,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전시와 다양한 문화 교류 행사로 한국의 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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