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달 취업자 증가세 둔화는 1년 전인 작년 3월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데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6만9000명 증가했다. 당시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사회복지서비스업 및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기온 저하 여파로 지난달 농림어업 부문에서도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29만4000명으로 지난해 4분기(30만3000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23만명이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3월 19만5000명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2021년 2월까지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이후부터는 기저효과에 따른 고용 훈풍이 지속됐다. 2021년 3월 31만4000명을 시작으로 2022년 1월(113만5000명)과 2월(103만7000명)엔 100만명 넘게 늘었다. 지난해에도 매달 30만명 안팎의 증가 폭이 지속됐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인 요인에 더해 한동안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던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마이너스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1∼2월보다는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2∼2023년에 장기추세를 대폭 상회했던 고용이 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청년 실업률은 0.6%포인트 하락한 6.5%로 3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가장 낮았다. 서 국장은 “최근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취업 연령이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청년층 고용률 수준 자체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40대 취업자도 도소매·건설업 등 부진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9000명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3만3000명 늘며 증가세를 견인했고 30대와 50대도 각각 9만1000명, 5만9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농림어업 취업자가 5만명 줄며 2017년 3월(-5만6000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도 3만3000명 줄면서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교육 현장 방역 인력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제조업 취업자는 4만9000명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째 증가세다. 내수 부진 영향으로 줄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방한 관광객 증가 영향으로 7000명 늘며 3개월 만에 다시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4%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후 3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1%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3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는 89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2000명 늘었다. 실업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째 증가세다. 실업률은 3.0%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가 국내 고용시장의 ‘최대 취약점’으로 떠오른 점도 고민거리다. 지난달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9000명 감소하면서 청년층(15∼29세·13만1000명 감소)에 이어 전 연령대 중 감소 폭이 두 번째로 컸다.
하지만 성별 기준으로는 40대 남성의 취업자 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달 40대 남성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6000명 감소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20년 만에 최저치다. 청년층(15~29세) 감소 폭(6만명)을 웃돈다. 40대 여성 감소 폭은 3000명에 불과했다.
특히 40대는 고용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도 지난달 28만4000명에 달했다. 정부도 인구 감소 추세에 비해 40대 취업자 수 감소 폭이 빠르게 커지는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아직까지 명쾌한 해답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40대 남성 취업자가 주로 포진한 건설업 부진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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