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짜라짜 짜~파게티’ ‘일요일엔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중독성 있는 TV 광고 문구로 큰 사랑을 받아온 농심 ‘짜파게티’가 올해로 세상에 나온 지 40주년을 맞았다. 40년 전 짜파게티의 모토는 ‘짜장면을 집에서도 저렴하고 간편하게 즐기자’였다.
한때 아버지 월급날에나 구경할 수 있었던 짜장면은 짜파게티를 통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자리잡았다. 짜파게티는 이제 세계인의 소울푸드를 향한 힘찬 여정을 시작한다.
롯데짜장면은 출시 직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하지만 삼양식품 등 경쟁사에서 비슷한 짜장라면을 쏟아내자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단순히 일반 라면 면발에 짜장 소스를 곁들이는 형태로는 중국집 짜장면과 비슷한 맛을 내기 어려웠다.
절치부심한 농심은 1980년대 들어 새로운 짜장라면 개발에 매진했다. 당시 주요 개발 포인트는 ‘면에 잘 비벼지는 스프’, ‘한층 진한 맛’, ‘독창적인 제품명’이었다. 이때 한 연구원이 커피 알갱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모래처럼 고운 타입의 스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춘장과 양파를 달달 볶은 맛을 최대한 재현한 과립스프에 일반 라면 대비 굵은 면발, 푸짐한 건더기 등으로 중국집 주방에서 내오는 간짜장의 풍미를 그대로 살릴 수 있었다.
신제품명은 짜장면에 스파게티를 결합한 짜파게티로 정했다. 당시 출시된 다른 짜장라면 이름이 대부분 ‘00짜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네이밍이었다. 농심 관계자는 “이는 짜장면의 최대 소비층인 어린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당시 농심의 주력제품인 '안성탕면'의 활약에 짜파게티의 ‘대히트’까지 더해지면서 농심은 1985년부터 삼양식품을 제치고 라면업계 1위로 올라섰다. 짜파게티는 이듬해 출시된 ‘신라면’과 함께 현재까지 라면업계 최고의 스테디셀러의 위상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심규철 농심 마케팅실장(상무)은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게 올리브유를 넣는 등 변신을 시도한 점에도 소비자들이 높은 평가를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짜파게티는 지금까지 91억개가 팔렸다.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 43바퀴를 이을 수 있는 양이다. 누적 매출액은 3조9000억원, 지난해 매출은 2420억원에 이른다.
또 농심 건면 중 가장 굵은 면발을 넣어 더욱 탱탱하고 쫄깃한 식감을 구현했다. 스프에는 소고기 풍미를 새롭게 첨가하고, 큼직한 건더기와 볶음양파 분말 함량을 늘려 짜파게티 고유의 갓 볶은 간짜장 맛을 한층 진하게 살렸다.
농심은 짜파게티 더 블랙 출시를 기점으로 ‘짜파게티의 글로벌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재 짜파게티는 7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지만 ‘월드 베스트셀러’인 신라면에 비하면 규모나 물량 면에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11일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성수동에 분식점 콘셉트의 짜파게티 팝업스토어도 운영한다.
심 실장은 “지금까지 40년간 한국에서 머물렀다면 이제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라면으로 만들어보자는 꿈이 있다”며 “짜파게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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