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원 미룬 미국이 직면한 현실

입력 2024-04-12 18:33   수정 2024-04-13 00:22

올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이득을 얻는 해가 될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미국은 많은 비난을 받을 것이다. 키이우 원조 연장을 둘러싼 미 의회 내분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기본 물자, 특히 포탄이 부족하다. 러시아군은 막강한 포병 우위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방어 진지를 약화시킨 다음 지상군을 투입해 공격하고 있다. 동부 전선을 따라 압박하면서 올여름 러시아가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방어 요새를 건설하려면 몇 달이 필요하지만 즉각적인 탄약 보충 없이 전선을 유지할 수 없다.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사기뿐 아니라 전투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의회 안일함이 우크라 손실 키워
이번주 하원이 다시 소집되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 패키지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동의하지 않는 조항이 들어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를 방해해선 안 된다. 우크라이나는 하원을 마비시키는 또 다른 공화당 지도부의 투쟁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승인을 미루면서 우크라이나 손실에 기여했지만 유일한 요인은 아니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첨단 무기 제공을 주저했고, 유럽 방위산업 기반을 재건하는 재정적 합의에도 반대했다.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은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고, 도발적인 공격 이후에도 블라디미르 푸틴에 대해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는 합의보다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에 더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도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실한 계획과 공세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비축유는 더욱 고갈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50만 명의 추가 병력이 필요하다고 공개 발언한 최고장군을 해임했다. 또 징병 최소 연령을 낮추는 법안에 서명하는 데 거의 1년을 망설였다.
다른 독재자들이 지켜본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냉전 종식 이후 국방비 대폭 감축으로 유럽과 미국은 적대국 위협에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없었다. 미국 방위산업 기반은 동시 분쟁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건의 분쟁에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들해졌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전체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연간 약 300만 발의 포탄을 생산한다. 미국, 유럽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서방이 러시아와 포탄 대 포탄으로 맞설 필요는 없지만 현재 생산량은 충분하지 않다.

미국은 두 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 첫째, 의회는 이달 말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원조를 승인해야 하고, 긴급히 키이우로 무기를 수송해야 한다. 둘째, 미국은 동맹국과 서방 방위산업 기반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년 계획을 채택해야 한다. 푸틴 대통령처럼 전시 체제로 갈 필요는 없지만 너무 적은 노력으로 푸틴이 승리하도록 내버려두면 전 세계 독재자들은 대담해질 것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 ‘Congress’s Moment of Truth on Ukraine Aid’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