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신스틸러였다.
지난 13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진건우가 연기한 강태호는 은수현의 남편 강수호의 동생이자 은수현이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핵심 키워드를 던져주던 인물이었다. 진지하고 긴장감이 넘치는 전개 속에 강태호가 등장하면 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극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진건우는 실제로도 "(이승영) 감독님이 차분하지만 밝은 모습을 보고 저를 캐스팅했다고 하셨다"며 "태호를 비롯해 몇몇 인물들로 오디션을 봤는데, 태호가 가장 잘 어울릴 거 같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의 막내고, 유일하게 밝은 캐릭터라 최대한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며 "많이 웃고, 애교도 부렸는데 (김)남주 선배님도 예뻐해 주시고, (김)강우 선배님도 '기특하다'고 해주셨다. 현장에 있는 내내 따뜻함을 느꼈다"면서 훈훈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극 중 차은우와 연기한 권선율의 실체가 강수호의 의대 후배라는 설정처럼 실제로도 진건우는 차은우보다 1살 형이다. 같은 소속사 판타지오에 있으면서 웹드라마 '복수노트', '트레니즈' 등을 함께했고, MBC '신입사관 구해령'도 같이한 만큼 "이번에도 만나게 돼 좋았다"며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같이 만나 얘기도 했다"면서 인연을 전했다.
진건우는 서울예대 연극영화과 입학 후 서강준, 공명, 강태오, 이태환으로 결성된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를 잇는 서프라이즈U로 발탁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오디션 기간만 6개월이 넘을 정도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데뷔 때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은 진건우는 꾸준히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왔다. 하지만 JTBC '행복의 진수' 촬영 후 입대를 택했다. 진건우는 "그때엔 군대에 빨리 다녀오고 싶었다"며 "100명 중에서 100명 모두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 군대를 빨리 해결하고, 재도약을 하고 싶은 마음이 그땐 컸던 거 같다"면서 그때를 떠올렸다.
전역 후 진건우는 쉼 없이 달리고 있다. SBS '꽃선비 열애사'를 시작으로 MBC '연인', tvN '마에스트라'에 이어 '원더풀 월드'까지 휴식 없이 촬영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런데도 진건우는 "힘들지 않았다"며 "군대를 경험하고 좋은 건, 어떤 상황에서도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점"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진건우는 특히 '원더풀 월드'에 대해 "촬영할 때 날씨가 좋아서 항상 기분이 좋았던 거 같다"며 "여기에 선배님들도 잘 챙겨주시고, 태호라는 인물이 저와 닮은 부분도 많아서 더 편하게 연기했다. 저와 70% 이상은 닮았다고 확신한다"면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원더풀 월드'를 마치면서 전역 후 1년이 넘은 후에야 휴식기를 갖게 된 진건우는 "운동도 하고, 고향이 광주라 지방에도 다녀왔다"며 "여행도 가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데 일단 이것저것 배워보면서 재충전을 하고 싶다"면서 최근 운동에 집중하며 5kg 정도 감량하고, 테니스를 배우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영어와 중국어도 배우고 있다"고. 휴식기에도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준비를 쉼 없이 하는 것.
"배우로서 최종적인 목표는 지금 찾고 있어요. 예전엔 좋은 영향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일단 연기를 잘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 싶고요.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작품, 캐릭터가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는다면 더 좋을 거 같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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