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과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원재료를 비롯한 가격 인상 요인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총선 이후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15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와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파파이스가 이날부로 가격을 인상했다.
굽네는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을 고려해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1900원씩 인상했다. 굽네가 가격을 올린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 가격은 기존 1만80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올랐다. 오리지널은 1만6000원에서 1만7900원으로 인상됐다.
치킨 브랜드 파파이스도 이날 치킨과 샌드위치(버거), 디저트류, 음료 등 가격을 100~800원씩 올려 평균 4% 인상했다.
배달 제품 가격은 한층 올리기로 했다.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파파이스 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인상과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비용 상승 압박이 커져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면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고 인기 메뉴인 클래식 치킨 샌드위치, 스파이시 치킨샌드위치의 가격은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일부 외식 프랜차이즈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지난 10일 총선이 끝난 만큼 재차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치킨 '빅3' 중 bhc치킨, 교촌치킨이 가격을 인상했고, 올해 2월에는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 버거의 가격을 평균 3.1% 올렸다.
각 식품·외식기업들은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 등을 고려해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슈가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우려가 일고 있는 설탕의 경우 세계 2위와 3위 수출국인 인도와 태국의 가뭄으로 생산이 급감했고, 가격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올리브유는 세계 최대 생산국 스페인이 2년 연속 가뭄에 시달리면서 글로벌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초콜릿 등의 원료인 코코아 등의 국제 가격이 치솟았고, 국내산 채소 등 역시 가격이 상승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책 협조의 일환과 고객 부담 최소화를 위해 그동안 가격 인상을 억제했으나, 비용 상승 압박이 너무 커졌다"며 "일부 원재료 가격이 내렸지만, 여전히 원자재 가격이 높은 시기에 매입한 원재료가 투입되는 곳도 있다"고 토로했다.
외식비 추가 상승 움직임에 따라 소비자의 물가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전년 동월 대비)로 전체 물가상승률(3.0%)을 웃돌았다. 특히 햄버거(6.4%), 치킨(5.2%), 김밥(6.0%), 떡볶이(5.7%) 등 대표 서민 외식 메뉴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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