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15일 17: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이 증권채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보증권에 이어 KB증권도 증권채 '완판'에 성공했다.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증권채로 차환해 차입구조를 장기화하겠다는 게 이들의 구상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날 20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었다. 1년6개월물 500억원, 2년물 700억원, 3년물 8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 1년6개월물에 3600억원, 2년물에 3200억원, 3년물에 6400억원 등 총 1조3200억원의 주문이 접수됐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할 방침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KB증권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매겼다.
2분기 증권채 첫 주자로 나선 교보증권도 1년 5개월 만에 열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1일 1500억원어치 증권채 모집에 1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렸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도 증권채 발행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최대 3000억원, 대신증권은 최대 2000억원어치 증권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이달 중 진행한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모두 ‘AA-(안정적)’ 수준이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회사채 시장을 찾는 건 단기 조달 수단인 CP와 전단채 대신 장기 조달 수단인 회사채 비중을 늘리기 위한 취지다. KB증권은 이번 회사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올해 상반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4500억원어치 CP 차환에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교보증권과 KB증권이 목표 물량을 훌쩍 뛰어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했지만 갈수록 금리 불확실성 커지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데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향후 증권채 발행 환경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이 큰 중소형 증권사는 증권채 추가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