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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오른쪽)의 경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미 유권자들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고물가에 대한 부정 여론이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그의 재선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평가다.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하는 비율이 여전히 더 높았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과 공동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에 동의한다고 답한 유권자 비율은 지난달 대비 5%포인트 상승한 41%를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43%가 ‘예’라고 답했다. 역시 전월 대비 4%포인트 올랐다. 직전 조사에서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는 인식 대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다만 부정 여론의 우위는 여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한 55%였지만, 긍정 여론을 웃돌았다.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도 53%가 낙제점을 줬다. 그러나 59%에 달하던 올해 2월과 비교하면 다소 개선됐다.
이런 결과는 많은 유권자들이 고물가에 따른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응답자 5명 중 4명이 인플레이션을 최대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58%는 구체적으로 ‘그리드플레이션’(탐욕을 뜻하는 ‘greed’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을 지적했다. 그리드플레이션이란 식품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로 식재료값이 널뛰는 현상을 뜻한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감도 더해졌다. 중동 지역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로 뛴 상태다. 휘발윳값이 자신의 재무 상태에 영향을 줬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지난달 47%에서 이번 달 52%로 올랐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연초 대비 15% 이상 뛰며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끌어 올리는 데 기여했다. 올해 3월 CPI 상승률은 6개월 만에 최대 폭인 3.5%(전년 동월 대비)로, 시장 예상(3.4%)을 웃돌았다.
에릭 고든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는 예전과 같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덜해졌다”며 “그가 최근 물가 상승의 책임은 탐욕스러운 기업에 있다고 ‘단호하게’ 발언한 것이 그에게 점수를 준 셈”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고물가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이 문제의 원인을 바이든 대통령의 탓으로 돌리는 유권자의 수는 적어졌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흑인·히스패닉, 여성, 10~20대, 무당층 등 여러 유권자 집단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또 애플에 대한 미 법무부의 반(反)독점 소송 제기, 고소득자·자산가 대상 증세 등 물가 관리 외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해선 각각 약 4분의 3, 3분의 2가량이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여전히 뒤졌다. 경제 문제 처리 능력에 있어 바이든 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41%였다. 바이든을 더 믿는다고 답한 비율은 35%에 그쳤다. 조사에 응한 전체 유권자 중 16%는 두 사람 중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체 유권자의 절반가량인 46%, 무당층의 3분의 2가 바이든도, 트럼프도 아닌 제3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4~8일 미 전역의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에서 진행됐다. 민주당 측 여론조사기관인 글로벌스트래터지그룹(GSG)과 공화당 측 여론조사기관인 노스스타오피니언리서치의 도움을 받았다.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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