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자체 제작 기획상품(굿즈)에 힘 쏟고 있다. 판매를 통한 매출 확대는 물론 항공사 인지도 제고까지 '마케팅 효과'가 쏠쏠해서다. 특히 인기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 굿즈나 한정판은 완판되거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까지 얹어 거래될 정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 굿즈는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흔하지 않은 희소성으로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굿즈가 쏟아지고 있다. 항공사 굿즈하면 흔히 떠올리는 모형 항공기만이 아니라 휴대폰 케이스, 키링, 골프공, 어린이용 승무원복 등 다양한 품목으로 '덕후'들을 유혹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인기 캐릭터 '잔망루피'와 콜라보레이션 굿즈가 1~2차 모두 초도 물량이 완판되는 기록을 세운 게 대표적. 서두르지 않으면 구매하기 어려울 만큼 짧은 시간 안에 완판되는 데다 이후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판매되기도 한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카카오톡 쇼핑 채널에 공식 온라인몰 '별별스토어'를 오픈했다. 별별스토어에서는 기존 기내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이스타항공 굿즈와 별별배송(기내 배송 서비스) 상품을 손쉽게 살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탑승객들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포켓몬 관련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유럽 노선 취항을 준비하면서 고객들에게 기념이 될 만한 굿즈 개발도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굿즈 제작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확대하기도 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은퇴 항공기의 일부 소재를 활용한 네임택(이름표)과 골프용 볼마커를 선보여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승무원 유니폼을 활용한 파우치를 출시했다. 제주항공도 유니폼·구명조끼 등 항공 폐기물 자원을 재활용해 여권 지갑, 여행용 가방 등을 제작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고객들의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굿즈도 선보이고 있다.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착용하는 앞치마, 여행용 보스턴백, 기내 담요 등이 대상이다. 고객들이 활용하기 어려운 '자투리 마일리지'로 굿즈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항공사들이 자체 제작 굿즈를 확대하는 이유는 수입 다변화와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인데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주도하는 분위기다. LCC들은 항공운임 외의 부가서비스 판매 중요성과 함께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들끼리 여객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그러면서 비여객 부문에서 매출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커지고 있다"며 "다양한 굿즈를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보다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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