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1지구에 짓는 '엘리프 남위례역 에듀포레'가 1순위 청약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시세보다 2억원 낮은 '로또 아파트'라 성남에 사는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지면서다. 이 단지는 2년 전 사전 청약을 진행했는데 당시 분위기가 좋지 않아 다수가 당첨자 지위를 포기했던 단지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성남시 수정구 복정1지구에 들어서는 '엘리프 남위례역 에듀포레'는 전날 143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625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3.72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132가구(기관 추천분 제외) 모집에 1799명이 도전해 평균 13.62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약 8000명의 청약자가 몰린 셈이다.
앞서 2022년 이 단지는 417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진행했는데 당시 1177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2.82대 1이 나왔다. 당시 510가구 가운데 417가구를 분양했던 단지인데, 이번엔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합쳐 367가구가 나왔다. 사전청약 당첨자 274가구가 당첨자 지위를 포기했다고 추산할 수 있다.
이 단지와 비교군이 됐던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4㎡가 2022년 12월 10억2000만원까지 급락했다. 그해 2월만 해도 14억2500만원이었던 게 10개월 만에 4억원 넘게 하락한 것이다.
사전청약 당시 엘리프 남위례역 에듀포레 추정 분양가는 10억2279만원이었는데 주변 시세가 10억원대로 내려오다 보니 사전청약에서 당첨됐던 청약자들도 단지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단지가 사전청약을 진행했던 2022년 11월은 청약 시장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달을 때였다. 당시 청약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은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4.7대 1을 기록해 한 자릿수를 기록할 만큼 시장에선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 창곡동 위례자연앤래미안이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달 13억45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동 '위례역푸르지오6단지' 전용 83㎡도 지난달 13억원에 팔려 가격이 회복됐다. 분양가 10억3820만~10억9720만원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셈이다. 2년 전하고는 딴판이 된 것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당시 집값이 10억원대로 내려와 추정 분양가와 비슷해지면서 사전청약에서 당첨됐던 청약자들이 당첨자 지위를 많이 내려놨다"며 "집값이 다시 회복하면서 시세 차익이 기대되자 청약자들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단지는 최근에 분양한 단지들보단 제약이 많다. 재당첨 제한 10년, 전매제한 3년, 거주의무기간 3년을 적용받는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청약자가 덜 쏠렸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최근 분양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했지만 수도권, 지방 알짜 단지에선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미분양 무덤' 대구에서도 선방한 단지가 있다. 수성구 범어동에 지어지는 '대구 범어 아이파크'는 지난 11일 82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1370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16.7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 전용 84㎡A는 8가구 모집에 253명이 몰려 31.63대 1의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분양권에서는 웃돈(프리미엄)도 붙을 것이란 게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범어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구에서도 수성구 범어동은 집값이 일부 회복하는 분위기"라면서 "대구 범어 아이파크는 일반 분양 물량도 적어 분양권에 웃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지어지는 '아산탕정삼성트라팰리스'도 청약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 단지는 3953가구 규모 주상복합인데 2009~2014년 입주했다. 이 가운데 분양전환 조건부 임대로 공급했다가 입주자가 분양을 포기한 44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으로 나왔다. 일반 분양분 44가구 모집에 1만7929명이 몰려 평균 407.48대 1이라는 세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에서도 알짜 단지는 많은 청약자가 몰린다"면서 "오히려 문턱이 낮은 시기에 청약 시장에서 괜찮은 단지를 잡아 시세 차익을 거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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