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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의한 관세 부과 등 무역 방어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의 과잉 투자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발언한 가운데 USTR도 강경 대응을 선언하자 미국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16일(현지시간) 열린 미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밝혔듯이 정부는 중국에 맞서기를 계속할것"이라며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최근 몇 년간 한층 유연한 경제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면서 "이는 위기에 한층 빠르고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공급망을 확보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USTR은 미국 무역법 301조 등 중국 수입품에 대한 무역관세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중국의 무역 정책이 여러 영역에서 미국 근로자와 기업에 해를 끼치며 공급망에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무역법 301조에 의한 관세 부과 등 지난 4년 간 채택한 정책이 해당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미국 무역법 301조는 USTR이 불공정 무역국에 보복관세 등을 매길 수 있게 한 조항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 수천억 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관세 대부분을 유지하되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갱신 여부를 장기간 검토했다. 타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바이든 행정부 역시 강력한 무역 대응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타이 대표의 발언은 옐런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전기차, 태양광 패널, 청정 에너지 등 분야에서 중국 제품의 과잉 생산을 강도 높게 비판한지 일주일만에 나온 것이다. 포춘지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필두로 보호무역주의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USTR은 지난달 28일 발간한 '대외 무역 장벽에 관한 2024년 국가 무역 추정 보고서'에서 모든 정부가 '공익을 위해 통치할 수 있는 주권'을 언급한 바 있다. 포춘지는 이 보고서는 기관이 매년 발간하는 일반적인 문서에 해당하지만 올해 보고서에서는 유독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고 있다며 해당 내용을 짚었다.
USTR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USTR)는 미국 무역 정책이 미국 국민의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의 생산 과잉을 공개적으로 저격하기도 했다. 포춘지는 보고서 내용을 인용하며 "미국이 공정 무역과 시장 개방의 원칙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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