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미국 채권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한동안 증가세였던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 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보이면서 반대매매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19조2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 19조5327억원으로 연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용공여 잔고는 2월 초 17조7363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증시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2달여만에 1조8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과 미국 국채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자 투심도 함께 위축되고 있다.
증시가 하락하면서 미수거래를 했다가 반대매매를 당하는 규모도 증가했다. 지난달 미수거래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53억원 규모에 그쳤지만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76억원 수준까지 늘었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매하는 것으로, 3거래일 내에 대금을 갚아야 하는 일종의 '외상거래'다.
증시 지수가 추가로 하락한다면 신용융자를 썼던 투자자 중 다수가 담보부족으로 반대매매를 당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담보부족 계좌 수는 지난 9일 5323개에서 전날 기준 1만1740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담보부족계좌란 개인 계좌의 총자산과 증권사로부터 투자를 위해 신용융자 등으로 빌린 자금의 비율이 증권사가 정한 담보 비율보다 낮아진 계좌를 말한다. 이 비율은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정하는데 통상 140% 미만이다. 담보부족계좌는 증권사가 정한 기한 내로 담보 부족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거래일 오전에 반대매매가 나가게 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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