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총리 후보자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화제가 됐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보도 직후 “검토한 바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공식 홍보 및 인사 라인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럼에도 여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대통령실 일부 관계자는 “유력하게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라는 점에서다. 권성동 의원은 “당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 검토조차 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권영세 의원도 “야당 인사를 기용해서 과연 얻어지는 게 무엇인지, 또 잃는 것은 무엇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이날 논란이 ‘일회성 해프닝’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대통령실 인사가 공식 입장과 다른 의견을 언론에 흘리면서 여론을 악화시키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비선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내부 기강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총리 및 비서실장 인선은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덕수 총리와 이관섭 실장이 사의를 밝힌 지 1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윤 대통령은 여전히 마땅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해 야당이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데다 본인들도 고사하는 분위기여서다.
그동안 장제원 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 권영세 의원, 주호영 의원, 정진석 의원,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비서실장 및 총리 후보자로 거론됐다.
인사가 지연되면서 한 총리와 이 실장이 유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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