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불통이 총선 참패 원인"…與 원로들 쓴소리

입력 2024-04-17 18:51   수정 2024-04-18 01:38


여당 원로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을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초선 당선인들도 여당과 대통령실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1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열었다. 당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번 참패의 원인은 대통령의 불통, 우리 당의 무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며 “한발 늦은 판단, 그리고 의정 갈등에서 나타난 대통령의 독선적인 모습들이 막판 표심에 나쁜 영향을 준 게 아닌가”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당의 변화도 촉구했다. 정 회장은 “대통령이 확실하게 바뀌어야 하고, 당도 유능해져야 한다. 직언할 때는 직언하는 당이 돼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준상 상임고문도 전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불통 이미지를 가져갔다”며 “국민 앞에 당당하게 그때그때 기자회견을 해서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오연 상임고문은 “총선 패배의 원인은 결국 행정부에 많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대통령이 좀 더 겸손하고 민심을 살피도록 노력해 달라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나경원·이준석 당선인이 이번 총선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것도 ‘윤석열 정부의 피해자’라는 대중의 의식이 반영된 탓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초선 당선인들도 당과 대통령실에 대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날 초선 지역구 당선인 오찬 간담회 직후 정성국 당선인(부산 부산진갑)은 “국민들께서 표를 더불어민주당에 많이 준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 여당과 대통령실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라는 국민의 뜻이 아니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 강남병에서 당선된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당선인은 “(총선 백서를) 철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옛날 회사 체질이었으면 아마 오늘 같은 날은 벌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움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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