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로 인해 26년 뒤 평균 소득이 5분의 1가량 감소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피해는 지구온난화에 미친 영향이 가장 적은 개발도상국에 집중되는 등 ‘기후 불평등’ 또한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네이처 학술지에 게재된 보고서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The economic commitment of climate change)'을 인용해 204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9%에 달하는 평균 소득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 단위의 기온 상승과 관련된 피해만 고려한 기존 연구들과 달리 도시 1600곳의 40년 치 데이터를 사용했다. 강우량과 극한 날씨 또한 분석에 포함했다. 연구는 날씨가 국가적 현상이 아닌 지역적 현상이란 점에 주목했으며, 앞으로 수년간 미치게 될 영향도 분석했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적은 국가일수록 더 큰 손실을 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평균 소득이 약 11%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선 약 22%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포츠담 기후 영향 연구소의 과학자이자 연구 저자인 레오니 웬츠는 이번 연구에 대해 "참담하다"면서 "내 연구가 사회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사실에 익숙하지만, 그 피해가 얼마나 큰지 보고 놀랐다. (소득 감소) 불평등은 정말 충격적이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또 다른 저자 막시밀리언 코츠는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큰 폭의 소득 감소가 예상되며, 남아시아와 아프리카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라며 농업 생산량, 노동 생산성, 인프라 등 경제 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측면에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평균 소득이 줄어들기에 국가 성장률도 하락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2100년까지 미국(-11%), 프랑스(-13%), 독일(-11%) 등 주요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 봤다. 이미 기온이 높은 국가의 하락 폭은 더 컸다. 보츠와나(-25%), 이라크(-30%), 카타(-31%) 등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포츠담 연구소의 앤더스 레버만은 "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의 구조적 변화는 우리 안보를 위해 필요하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며 "현재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을 계속 유지한다면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석유, 가스, 석탄 사용을 중단해야만 지구의 온도가 안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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