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농가 수가 처음으로 100만 가구 밑으로 떨어졌다. 농가에서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농촌뿐만 아니라 어·임촌 소멸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통계청은 1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 수는 99만9000가구로, 전년(102만3000가구) 대비 2.3% 감소했다. 1970년 약 248만3000가구였던 전국 농가 수는 1984년 약 197만3000가구로 처음 ‘200만 가구’ 아래로 내려간 지 39년 만에 ‘100만 가구’ 밑으로 떨어졌다.
농가 인구는 지난해 208만9000명으로, 전년(216만6000명) 대비 3.7% 감소했다. 농가 인구는 2003년 약 353만명에서 2013년 284만7000명으로, 지난해엔 208만9000명으로 가파르게 줄고 있다.
농촌 소멸은 갈수록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농가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49.8%에서 지난해 52.6%로 2.8%포인트 올라 과반을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전체 인구에서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18.2%)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농가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3년(27.8%)에서 2013년(37.3%)까지 10년간 9.5%포인트 올랐지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10년 동안엔 15.3%포인트 증가했다.
‘65세 이상’으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농촌 중심 세대는 70대 이상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농가 경영주는 70세 이상이 전체의 47.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농가인구에서도 70세 이상이 전체의 36.7%로 가장 많았다.
어가와 임가 사정도 농가와 비슷하다. 지난해 어가 수는 4만1800가구로 전년(4만2500가구) 대비 1.8% 줄었다. 같은 기간 고령인구 비율은 44.2%에서 48.0%로 3.7%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어가인구는 9만800명에서 8만7100명으로 4.1% 감소했다.
임가 수는 지난해 9만9200가구로 전년(10만600가구) 대비 1.4% 줄었다. 고령인구 비율은 48.8%에서 52.8%로 4.0% 포인트 높아졌다. 임가 인구는 21만100명에서 20만4300명으로 2.7% 감소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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