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3번 내린다더니 "올려야"…주식 시장 뒤흔든 '변심' [Fed워치]

입력 2024-04-19 11:15   수정 2024-04-19 11:24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이어 위원들이 18일(현지시간) 매파(통화긴축적)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달까지 올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했으나 물가가 다시 뛰자 올해 금리를 올리거나 동결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이들의 돌변에 국채 금리는 오르고 대표 주가지수인 S&P500도 반년 만에 5일 연속 하락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를 내년으로 미뤄야 하느냐는 질문에 "잠재적으로"라고 답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우리(Fed)의 목표치에 가까워지는 것을 봤지만 최근 3개월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걱정스러운 의미에서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이는 최근 데이터가 나오기 전"이라며 금리 전망에 대한 입장이 최근 바뀌었음을 시사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Fed 내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힌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은 갖고 있지 않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마이애미대 강연에서 "현재 수준의 긴축이 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금리 인상에 열려있어야 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멈추거나 우리의 목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에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 인상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내려가면 "금리 인하를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스틱 총재는 Fed 내에서도 비둘기파(통화 완화적)로 분류된다.

Fed 2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같은 날 "금리 인하의 시급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그 시기는 경제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어느 시점에 자신감이 생기면 긴축적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기 시작하겠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Fed 위원들은 지난달 FOMC에서 세 번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으나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보고 이러한 전망을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해 하락세를 그리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지난 1월 3.1%, 2월 3.2%, 3월 3.5%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Fed가 물가 지표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도 지난 1월 2.4%에서 2월 2.5%로 올랐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안 린겐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Fed의 수사가 매파적으로 바뀌었다"라며 "각종 경제 데이터와 Fed 인사들의 발언이 파월 의장의 발언이 '당론'이라는 인상을 남겼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6일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수준을 필요한 만큼 길게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990%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6.2bp 올라 연 4.647%에 거래됐다. 뱅가드그룹의 알레스 쿠트니 국제금리 책임자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임계치인 연 4.75%를 넘어 조금만 상승해도 투자자들이 랠리에 대한 베팅을 포기하고 매도 물결이 일어나 2007년 이후 최고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쿠트니 책임자는 "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질서정연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무질서한 움직임으로 인해 결국 국채 금리는 연 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국채 금리 상승세에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은 전거래일보다 0.22%포인트 내려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52% 떨어졌고 다우지수는 0.06% 올랐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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