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입 전략] 인문계에 유리한 전형, 경희대 등 5개 대학…지원 가능한 대학도 지정 과목 부담 커

입력 2024-04-22 10:00   수정 2024-04-22 15:20

인문계열 학생들이 의대에 지원 가능하냐 가능하지 않냐는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탐구에서 과학탐구를 지정하는지에 달려 있다. 지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수학에서 미적분, 기하에 가산점 또는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면 사실상 인문계열 학생이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산점이 없다 하더라도 통상적으로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공통과목 평균점수가 높기 때문에 같은 원점수라 하더라도 표준점수상 차이가 발생한다. 전년 수능의 경우 동일한 100점을 받고도 미적분은 148점, 확률과통계는 137점을 받게 되어 점수 차는 11점이었다. 수학, 탐구에서 특정 과목 지정 또는 가산점이 없다 하더라도 수학을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25학년도 인문계열 학생도 지원 가능한 의약학계열이 어느 대학이고, 어느 정도 규모인지 살펴보자. 의대 모집 정원은 의대 증원 문제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당초 발표한 계획안을 토대로 알아본다.

의대 정시 일반전형 기준 전국 의대 선발 인원은 1089명이다.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탐구에서 과탐을 지정한 대학은 23개 대학으로, 전체의 57.1%인 622명을 선발한다. 수학은 지정하지 않았지만 탐구에서 과탐을 지정한 대학은 6개 대학 138명이다. 수학 또는 과탐을 지정해 사실상 인문계열 학생들이 지원 불가능한 의대는 전체의 69.8%인 29개 대학 760명이다.

수학, 탐구를 지정하지 않았지만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에, 탐구에서는 과탐에 가산점을 부여한 대학은 전체의 24.7%인 9개 대학 269명이다. 이들 대학도 인문계열 학생이 지원 가능하지만 가산점으로 인해 자연계열 학생에 비해 불이익을 받게 돼 사실상 합격이 불가능하다.

의대에서 수학과 탐구에 대해 특정 과목에 대한 지정이 없고, 가산점도 없는 대학은 한양대 의대, 이화여대(인문) 2개 대학으로 전체의 5.5%인 60명에 불과하다. 이들 대학도 인문계열 학생이 자연계열 학생에 비해 불이익을 받지는 않지만, 통합수능 점수 체계상 확률과통계에 응시한 인문계열 학생이라면 미적분, 기하에 응시한 학생들과 경쟁 시 점수 차 극복이 쉽지 않다. 미적분, 기하에 응시한 인문계열 학생이라면 점수 차 극복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반대로 미적분, 기하에 응시한 자연계열 학생들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순수 인문계열 학생을 선발한다고 볼 수 없다.
원광대 치대, 과탐 대신 사탐 지정 4명 선발
치대는 정시 일반전형 기준으로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탐구에서는 과탐을 모두 지정한 대학은 전체 11개 대학 중 7개 대학 151명이며, 수학은 지정하지 않았지만 과탐을 지정한 대학은 전체 2개 대학 43명으로 전체 9개 대학 194명으로 전체의 75.5%를 차지한다.

수학, 탐구를 지정하지 않았지만 과탐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2개 대학 59명으로 전체의 23.0%를 차지한다.

수학, 탐구에서 자연계열 학생위주의 특정 과목을 지정하지도 않고, 가산점도 부여하지 않는 원광대 치대(인문)가 4명을 선발한다. 탐구에서 사탐을 지정해 과탐을 응시한 자연계열 학생들이 지원하지 못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수의대 10곳 중 건국대만 39명 뽑아
수의대도 정시 일반전형 기준으로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탐구에서 과탐을 지정한 대학은 8개 대학 104명이며, 수학은 지정하지 않았지만 과탐을 지정한 대학은 1개 대학 10명이다. 정시 일반전형 기준으로 전체 10개 대학 153명 중 74.5%인 9개 대학 114명이 자연계열 학생들이 지원 가능하다.

수학, 탐구에서 특정 과목 지정이 없고, 가산점도 없는 건국대가 39명을 선발한다. 과목 지정, 가산점이 없지만 확률과통계를 응시한 인문계열 수험생이라면 미적분, 기하에 응시한 자연계열 학생들에 비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숙명여대 약대, 수학·탐구 지정 없어
전국 37개 약대 중 정시 일반전형 기준으로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탐구에서 과탐을 지정한 대학은 23개 대학 350명을 선발하며, 수학은 지정하지 않았지만, 과탐을 지정한 대학은 4개 대학 74명으로 전체 27개 대학 424명으로 정시 일반전형 전체 선발 인원 724명의 58.6%를 차지한다.

수학, 탐구에서 특정과목을 지정하지 않았지만 수학 또는 과학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9개 대학 249명에 해당하며, 전체의 34.4%를 차지한다. 전체 37개 대학 중 36개 대학 673명으로 전체의 93.0%에서 수학, 탐구에서 특정과목 지정 또는 가산점을 부여해 순수 인문계열 학생들이 지원 불가능한 구조다.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탐구에서는 과탐을 지정하지 않아 순수 인문계열 학생들이 지원 가능한 약대는 숙명여대 1개 대학, 51명으로 전체의 7.0%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자연계열 학생들과 경쟁해야 한다.
한의대, 동국대·가천대 등 4곳 지원 가능
한의대 12개 대학 중 수학, 탐구를 미지정해 인문계열 학생들도 지원 가능한 대학은 전체의 15.0%인 3개 대학 35명이다. 가천대 한의예, 동국대(WISE) 한의예(인문), 상지대 한의예(인문)이다. 이들 대학은 인문계열도 지원 가능하지만 자연계열 학생들도 지원 가능하다.

수학에서 확률과통계를 지정하고, 탐구에서는 지정하지 않은 대학은 동의대 한의예(인문) 4명, 수학에서 확률과통계, 탐구는 사탐을 지정한 대학은 대구한의대 한의예(인문) 8명, 수학은 미지정했지만 사탐을 지정한 대학은 원광대 한의예(인문) 5명이며, 수학, 탐구는 미지정 했지만 사탐에 가산점을 부여한 대학은 경희대 한의예(인문) 13명으로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유리하거나 순수 인문계열 학생들만 지원 가능한 대학은 4개 대학 30명으로 전체의 12.8%를 차지한다.

결론적으로 의약학계열에서 형식적으로는 인문계열 학생들도 지원 가능한 것처럼 해놓았지만 순수하게 인문계열 학생들만 지원가능하거나,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유리한 대학은 치대에서 원광대 치의예(인문), 한의대에서는 동의대 한의예(인문), 대구한의대 한의예(인문), 원광대 한의예(인문), 경희대 한의예(인문) 5개 대학으로, 전체 의약학계열 정시 일반전형 선발인원 2457명중 1.4%인 34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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