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엔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지난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농심 짜파게티 팝업스토어. "일요일은 짜파게티 먹는 날"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짜파게티 광고 문구를 방문객들이 마법 주문처럼 외치고 있었다.
농심은 짜파게티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오전 11시부터 문을 열지만 30분 전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더니 긴 줄이 이어졌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20대 대학생 이 모씨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샷을 보고 오게 됐다"며 "짜파게티 요리사 자격증을 꼭 받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을 연 지 일주일이 채 안됐지만,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수천 개가 공유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긴 줄을 보고 "짜파게티 먹겠다고 이렇게 줄을 설 일이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줄 서서 기다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간단한 이벤트 참여를 통해 상품을 받을 수 있고, 독특한 체험존이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1층에는 짜파게티에 다양한 재료를 섞어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쿡존과 농심 라면 제품을 냄비 받침, 스티커 등으로 상품화한 굿즈 존이 마련돼있다. 이날 방문했을 때 제품 주문용 키오스크엔 불이 꺼져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준비 시간이 있어 개점 1시간 뒤인 12시부터 이용할 수 있다"며 2층 체험 공간에 다녀올 것을 권유했다.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성인 키보다 큰 짜파게티 컵라면과 그릇에 담긴 짜파게티 모형이 자리하고 있었다. 방문객들은 다양한 포즈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 옆에는 1층까지 들리던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고 외치는 방문객들을 볼 수 있었다.
이 문구를 외친 뒤 버튼을 누르자 뒤편에 마련된 달력에 조명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선택된 요일에 따라 다른 상품이 제공된다. 짜파게티 하면 연상되는 일요일에 불이 들어오면 1등이다. 상품은 중국집 배달가방 이른바 '철가방'같이 열리는 종이박스 안에 라면 4종과 굿즈가 담겨있다.
붉은 벽돌과 라면 가닥처럼 생긴 발을 지나자 공중전화기, 브라운관 TV 등 80년대 분위기로 꾸며진 분식점이 나왔다. 40년 전 짜파게티가 세상에 첫선을 보였을 당시 분식점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시대별 짜파게티 포장지와 짜파게티 개발자 노트도 공개돼 있다. 공간 가운데에는 분식집 하면 떠오르는 초록색 그릇에 어묵과 떡볶이, 김밥 등이 짜파게티와 함께 올려져 있다.
가장 인기를 끈 공간은 '짜파게티 요리사 자격증 발급존'이다. 팝업스토어에 마련된 5개의 이벤트 중 3개 이상 참여하면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에 앞서 자신의 짜파게티 취식 특성을 선택하면 입력 결과를 토대로 자격증에 들어가는 문구가 다르다. 짜파게티 요리 시 넣어본 재료 종류와 먹는 횟수, 먹어본 레시피 등을 고르면 점수로 안내해 준다. 짜파게티 요리왕부터 특급요리사 등 다양하다.
농심은 짜파게티 출시 40주년을 맞아 신제품 '짜파게티 더 블랙'을 오는 29일 선보일 예정이다. 기름에 튀긴 유탕면이 아닌 열풍으로 자연 건조한 건면을 사용한 제품이다.
제품 출시를 기점으로 글로벌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농심은 70여개국에 짜파게티를 수출 중이다. 대표 제품 신라면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농심 관계자는 "이제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라면으로 만들어보자는 꿈이 있다. 짜파게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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